과거 ‘빨간색’의 자리를 ‘노란색’이 차지
스포츠카 픽업트럭 등 인기있는 색 급부상
“대부분 젊은이거나 마음이 젊은사람들이죠”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램보기니’, 디자이너 리즈 클레이본의 ‘포셰’, 가수 에릭 클랩튼의 ‘페라리’에는 공통점이 둘 있다. 첫째는 스포티하고, 대담하고, 자신감 넘치는, 남들에게 과시할만한 차라는 점, 둘째는 모두 노란색이라는 점이다.
스포츠카라면 빨강색을 연상하는 것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눈에 띄는 자동차를 원하는 사람들은 고급차 뿐만 아니라 소형차나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스포티 픽업 트럭까지 노랑색을 고르고 있고, 자동차 회사들은 저마다 노랑에 튀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포드는 2004년형 ‘머스탱‘에 ‘스크리밍 옐로’, 현대는 올해초 선보인 컨셉카 ‘HCD-8’에 ‘볼리스틱 옐로’를 칠했다. 니산의 2005년형 ‘350Z’는 ‘울트라 옐로’, 포셰 ‘박스터’의 계란 노른자 색은 ‘스피드 옐로’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거 14개 자동차 딜러십을 갖고 있는 론 탄킨은 지난 해에 특히 스포츠카 부문에서 노랑색 자동차의 판매가 늘었다고 말한다. “노랑 차를 사는 사람은 젊은이거나 마음이 젊은 사람들”이라는 탄킨 자신도 올해 초 노랑 ‘페라리’, 그의 아내는 노랑 ‘마세라티’를 장만했다. “스포티한 이미지에 꼭 맞는 색깔이죠”
지난 52년간 가장 인기있는 자동차 색깔이 무엇인지를 추적해온 ‘듀퐁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노랑은 작년에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북미주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대 자동차 색깔에 포함됐다. 그렇다고 노랑이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차 색깔인 실버나 고속도로를 꽉 채우고 있는 하양을 제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차츰 이제까지 자동차계에서 빨강이 해오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대담하고, 남의 눈에 띄기를 바라는 사람이 선택하는 색깔입니다”고 말하는 토비 리스토는 일리노이주 라살의 자동차 부품상 매니저. “그런 사람들이 이제까지는 빨강색을 탔죠”
빨강은 아직 스포츠카에서는 인기가 있지만 하도 흔해지다보니 요즘은 한물 갔다는 것이다. 듀퐁 오토모티브 조사에서 미디엄 레드는 폴사이즈와 럭셔리카 부문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의 눈을 끄는 자동차를 타기 좋아하는 뉴욕주 영스타운의 로리 레이터(49)는 2003년형 ‘미니 쿠퍼’를 살 때 처음에 빨강을 생각했지만 너무 흔한 것 같아 망서리다가 쇼룸에서 ‘리퀴드 옐로’ 색을 보자마자 당장 결정해 버렸다. 남편과 함께 그 차를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을 갔더니 폭포가 아니라 자기들 자동차가 사람들의 눈길을 더 많이 끄는 기분이었다.
노랑색의 흡인력은 자동차 제조사와 딜러들도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 뉴저지주 데이튼의 ‘데이튼 오토 센터’ 영업담당 매니저 마이크 차일즈는 한달에 한대쯤 노랑색 차를 팔고 있는데 최근 노랑색 ‘다지 램 럼블 비’를 진열해 놓았더니 전혀 자동차를 살 계획이 없이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사 가지고 갔다고 말했다.
제조사들은 새 모델을 출시할 때, 또는 판촉 자료에 노랑을 쓴다. 페인트 제조사인 ‘PPG 인더스트리즈’의 글로벌 디자이너이자 칼러 마케팅 매니저인 로린 보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기존 브랜드를 재정립할 필요를 느낄 때 밝은 노랑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다”고 단언한다. 2년전 ‘허머 H2’가 처음 시장에 나올 때 선택된 색깔도 단연 노랑이었다. 노랑은 또 요즘 새로 유행하는 네모나게 각이 진 자동차의 모양을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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