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홍진수 기자> 40대 한인 세탁업소 주인이 이른 아침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필라 경찰 살인 사건 전담반에 따르면 홍기영(42 베티 브라이트 크리너 주인 필라 교외 몽고메리 카운티 블루 벨 거주)씨가 지난 8일 오전 7시10분께 웨스트 필라 윈필드 섹션에 있는 자신의 베티 브라이트 세탁소(5001 Wynnefield Ave.) 안 뒷문 쪽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범인은 홍씨를 살해한 뒤 칠판 위에 걸려 있던 배달용 흰색 미니 밴 쉐비 애스트로(차량 번호 YGH 7891) 열쇠를 강탈해 이 차를 타고 달아났다. 한 수사관은 “홍씨는 최소한 3발의 총을 가슴과 팔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강도가 분명하다”고 말했으나 홍씨 주변 관계자들은 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씨의 한 친척은 “한 달 전 유색인종 종업원 한 명이 마약을 흡입해 해고한 적이 있다”면서 “범인이 세탁소 뒤까지 들어올 때까지 저항한 흔적이 없고 배달용 차량키를 빼내 도주한 것은 홍씨를 잘 아는 사람 짓”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뒷문 쪽 스파팅 처리대 앞으로 홍씨가 흘린 피 자국이 남아 있었으나 격투 흔적은 없었다. 또 세탁소 안 현금 계산기에는 현금 수십 달러가 남아 있어 범인이 얼마의 돈을 강탈했는 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사고 당시 세탁소에는 홍씨 외에 목격자가 있는 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유색 인종 종업원 2명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종업원 중 한 명이 홍씨 가족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들이 범인을 목격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홍씨의 처제인 한현미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께 종업원 한 명이 나의 드롭샵에 전화를 걸어 ‘Mr. 홍이 살해됐다’고 알려주었다”면서 “종업원들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씨는 ”형부가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해 보일러를 작동시킨다“면서 ”범인이 어떻게 가게 안 뒷문까지 들어와 일을 저질렀는 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홍기영씨는 16년 전 이민와 이 세탁소를 12년 전에 매입해 줄곧 세탁소 사업을 벌여 왔다. 홍씨는 부인 김현주씨와의 사이에 어린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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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기 씨 피살 사건, 경찰 강도 추정, 친척 해고된 종업원 의심
12년 동안 웨스트 필라에서 베티 브라이트 세탁소를 운영해 온 홍기영 씨 살해 사건이 단순 강도인지 면식범의 소행인 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9시께 살해 현장인 웨스트 필라 윈필드 섹션에 있는 베티 브라이트 세탁소에서 현장 검증을 하던 필라 경찰 살인 사건 전담반 수사관은 “홍 씨가 가슴과 팔에 적어도 총 3발을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면서 “돈을 노린 강도가 범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찰은 범인이 세탁소 벽에 걸려있던 칠판(board)에서 배달용 차량 열쇠를 빼내 달아났다“면서 ”나머지 열쇠 뭉치는 홍 씨의 점퍼 주머니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범인이 얼마의 돈을 강탈했는 지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 모인 홍 씨의 친척들과 세탁업 종사자들은 범인은 면식범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의심하는 용의자는 1달 전 해고된 유색인종 종업원이다. 이 종업원은 마약을 흡입하면서 출근이 일정치 않아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해고된 종업원의 이름을 홍 씨 친척들로부터 전해 받아 수사를 벌이고 있는 상태다.
사고 난 뒤 세탁소 계산대에는 10달러짜리 현금 등 수십 달러가 들어 있어 범인이 돈이 목적이었는 지가 의문시 되고 있다. 사고 현장을 찾은 이영권 필라 한인 세탁인 협회장은 “세탁소에는 일반적으로 큰 돈이 없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아침부터 돈을 빼앗기 위한 강도가 들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면식범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점은 범인이 홍 씨를 살해한 뒷문 쪽 스파팅 작업대 근처까지 접근했으며 홍 씨와 격투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세탁소 내부에 걸려 있는 세탁물들도 흐트러진 흔적이 전혀 없었다.
홍 씨의 처제인 한현미 씨는 “내가 운영하는 드롭 숍 세탁물을 이곳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이날 오전 7시 15분께 전화를 했는데 신호가 20번 이상 울려도 받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다”면서 “7시 30분께 종업원 중의 한 명이 전화로 형부가 일을 당했다고 알려주었다”고 말했다.
베티 브라이트 세탁소에는 유색인종 종업원 4명과 홍 씨 부부가 일해 왔으며 이날 아침 출근한 유색인종 2명이 홍 씨의 살해 소식을 가족들과
경찰에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 홍기영씨 사고현장 이모저모
○…고 홍기영 씨는 14년 전 이민와 줄곧 세탁업에 종사하면서 억척스럽게 일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씨가 남전도 회장을 맡고 있는 한인 선교 교회에 함께 다니는 김용기(달러 스토어 운영)씨는 “홍 집사가 가족과 일 밖에는 모르는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또 세탁 장비업에 종사하는 남기풍 씨는 “1주일 전만 해도 새 세탁 기계를 설치할 것을 의논할 정도로 일에 집념을 보였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사고 현장을 걸레로 정리하는 등 뒤처리에 앞장섰다. 또 10년 간 고객이었다는 스티브 존스 씨는 사고 현장을 찾아와 “Mr. 홍은 항상 웃는 얼굴로 이웃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면서 “8일 저녁에 친구들과 함께 촛불 위로 모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친척 등 20여 명 애도
○…고 홍기영 씨는 필라 인근에 세탁업에 종사하는 친척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사고 현장에는 아버지 홍현구 씨와 사촌 박상욱(한인 선교 교회 장로)씨, 처제 한현미 씨 등 친척이 10여명 나와 슬픔에 잠겼다. 손아래 동서 한제민(아메코 근무)씨는 조지아 주에 출장을 갔다가 급히 필라로 돌아 왔다.
이영권 필라 세탁협회장 외에 박영근 필라 경찰 자문 위원회 위원장, 김영길 필라 한인회 사무총장 등도 찾아와 사고 수습 대책을 논의했다. 김 씨의 시신은 검시소에 넘겨졌으며 9일 중 노스 필라 5가에 있는 김기호 예의원에서 뷰잉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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