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22가 디자인 단계에서 당초 염두에 두었던 소련의 전투기는 냉전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제작되지 않았다.
F/A-22 랩터, 차세대 전투기 확정
설계에서 제작까지 무려 23년 걸려
일부에선 “시대에 맞지 않는다” 비난도
20년 간의 우여곡절 끝에 역사상 가장 비싼 전투기가 마침내 가공할 미국 군사력의 한 부분을 담당하게 됐다.
랩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F/A-22 전투기는 최근 미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결정됐다.
지금까지 제작된 전투기 가운데 가장 발달된 하이테크 무기인 F/A-22는 시속 1,000마일의 엄청난 속도로 상승하면서 스마트 폭탄을 투하할 수 있고 동시에 적의 정보도 스텔스 안테나로 수집할 수 있다.
이 전투기는 제 3차 대전이 발발할 경우 당시 소련의 레이더에 탐지되고 방공망을 침투, 소련 전투기들을 격추시키기 위해 냉전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디자인됐다. 랩터는 설계 도면에서 조립 생산라인을 거쳐 공군 전투기에 합류하기까지 무려 23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 것이다.
F/A-22기는 처음 고안됐을때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탄생했다. 공산 소련이 붕괴한 지금 미국의 공군력은 세계에서 단연 최강이다. 적수가 없다. 하지만 적은 1981년과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F/A-22 프로그램은 5년 전 거의 무산될 뻔 했다. 의회에서 공화당이 랩터 전투기 개발 계획을 취소하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미국최대의 국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F/A-22의 생산 필요성을 의회에 설득할 때 가장 큰 두 가지 장애물은 최첨단 테크놀러지가 제대로의 성능을 발휘하느냐는 것과 천문학적인 가격이었다.
현재 랩터의 가격은 대당 2억5,800만달러를 호가한다. 이 전투기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전투기들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이다. 또한 처음 디자인 단계에서 예상했던 가격보다 무려 네 배나 상승했다. 특기할 사실은 F/A-22가 대체할 현재의 F-15 전투기보다 네 배나 비싸다는 것이다.
많은 주요 무기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F/A-22 전투기는 ‘코스트 플러스’ 계약(cost plus)이다. 이것은 실제 제작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을 업체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가 지불하는 것이다. 이 전투기는 48개 주에 있는 1,000여개의 하청업체에서 부품을 생산, 조립하게 된다.
F/A-22의 대당 가격 2억5,800만달러는 공군이 277대를 주문할 때 지불할 총 718억달러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다. 이 가격은 국방부가 이 전투기를 더 많이 주문하면 내려간다. 하지만 구입량을 줄이거나 나중에 정밀 정비를 하게 되면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항공기 전문가들이 F/A-22 랩터 전투기를 고안할 때 제압하려고 염두에 두었던 소련 전투기는 결국 제작되지 않았다. 또한 현재 미국을 위협하는 세계 어느 국가도 F-15 전투기에 필적할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일각에서 “과연 이 전투기가 차세대 전투기로 적합한 것이냐”고 질문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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