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연(미래한의원 원장)
치질이라 하면 좁은 뜻으로는 암치질, 숫치질 등을 가리키나, 넓은 뜻으로는 항문에 피가 나는 혈변, 직장이 빠져나오는 탈항, 항문 주위가 곪아 고름이나 진물이 나오는 치루까지 모두 가리키기도 한다.
항문 밖으로 혈관 덩어리가 빠져나오는 치핵이 전체 항문 질환의 약 70% 정도 차지하기 때문에 흔히 치핵을 치질이라 부른다.
이러한 치질은 한 마디로 장이 약해진 것이 결국 항문까지 상하게 된 것이다.
항문에는 가느다란 혈관이 매우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위나 장이 정상이 아닐 때 항문 부위에서 올라가는 혈류의 소통이 잘 되지 않아 항문 부위에 피가 몰린다.
흔히 과음, 과식을 하거나 여러 원인으로 변비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 화장실에 오래 머무르는 배변 습관이 있거나, 활동량이 적고 의자 생활을 오래 하는 사람들, 심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짧은 치마로 아래를 차게 한 사람들이 점차 치질이 되는 것이 이것 때문이다.
과음, 과식은 위와 장을 지치게 만들고 지친 내장은 보통의 대변에도 상처가 나기 쉽다. 그래서 항문 주위에 몰린 피가 기운이 부족해서 빠져나가기 못하고 고이거나 안에서 터져 핏덩어리가 생기면 치핵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항문 부위에 피가 정상으로 출입하지 못할 때는 피가 탁해지고 진액도 탁해져 습기가 차게 되고, 장에 평소부터 있던 세균은 이 습기에 번식을 매우 잘 하므로 급기야 염증이 살을 파먹어 들어가면 치루까지도 되는 것이다.
이것을 다시 정리하면 장과 항문이 지쳐 식어지는 것이 먼저이고, 식으면 습기가 차고, 습기가 차면 염증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처음 성이 났을 때 따끈한 물에 목욕이나 좌욕을 하고 연고나 소염제를 쓰면서 푹 쉬면 며칠 내에 가라앉기는 하겠지만 장과 항문이 기운이 처져 있고 식어져 있다면 자주 재발하기 쉽다.
그러므로 한방의 치료는 여기에 주력하여 내복약으로 치료한다. 즉, 기운이 처져서 피가 고이고 막히고 터지는 것이므로 원기를 도와 장과 항문의 기운을 들어줘야 피가 고이지 않고 상하 출입을 잘 하겠다는 것, 언제나 피는 따뜻해야 잘 다니니 따뜻한 약으로 데울 것, 습기가 있으니 습을 다스릴 것, 이 세 가지를 근본으로 하고 지혈제나 수령제는 보조적으로 조금만 써도 될 것이다.
이 방법은 수술에 비해 시간은 더딜지라도 치질 제거를 위해 치질이 생긴 근본을 충분히 제거함으로써 근원적 치료와 재발의 방지를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배변 습관이 중요하다.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있지 않고 배변시 너무 많이 힘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변이 딱딱하지 않도록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 쪼그리고 오랫동안
술을 마시는 것을 피하고, 좌욕·목욕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술은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치질혈관도 확장되어 출혈을 일으키기 쉬우니 지나친 음주는 삼가하도록 해야 한다.(718)461-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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