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휘경(취재1부 기자)
한국의 미풍양속인 ‘효사상’을 미국에서 자라나는 한인 후세들과 미주류사회에 알리기 위해 설립된 효도회가 선정한 2004년도 효도인 수상자 명단을 보고 한인사회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효도인으로 선정된 수상자 명단에는 편모 가정에서 자라면서 어머니를 돕기 위해 파트 타임으로 일하고 동생 2명을 돌보면서도 명문 스타이븐센트 고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 하버포드 칼리지로부터 전액 장학생을 받은 학생이 있었다. 또 아버지를 잃은 후 혼자 일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거동이 불편한 조부모님을 어려서부터 모셔온 7학년 학생도 포함됐다.
그런가 하면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알츠하이머병을 겪고 있는 할머니의 대소변까지 받아왔다는 14세 여고생, 유방암으로 위독한 어머니와 아버지가 한국에 수술을 받으러 가자 부모님을 대신해 여동생을 돌봐준 자상한 오빠도 들어 있었다.
어린 나이에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밝게 자라나야 할 한인 어린이·청소년들이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 처해 부모나 조부모를 극진히 모시는 사례가 많았다.
이 학생들의 공통점은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탓하기보다는 매사에 긍정적인 자세를 갖는다는 것이었다. 힘든 내색을 하기는커녕 자신이라도 있어 힘든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를 지켜줄 수 있어 기쁘다는 얘기를 했다.
핵가족화가 보편화된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를 공경하는 효사상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특히 개인주의 사상에 바탕을 둔 공정성을 중요시하는 미국문화에서 자라난 한인 2세들에게 인본주의 사상에 바탕을 둔 효를 가르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녀들에게 효사상을 알리고 효정신을 고취시켜주는 것은 부모들의 몫이다.부모를 비롯한 어른을 공경하는 효사상은 학생들의 도덕성 및 인격형성과정에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효는 한번에 말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부모가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또 가정에서부터 작게는 부모에게 공손히 행동하는 법, 형제간에 우애와 질서를 지키는 것, 작더라도 감사함을 표시하는 법, 중요한 일은 항상 부모님과 의논하고 함께 대화하는 습관을 기르는 법 등을 가르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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