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만도 서러운데
김휘경(취재1부 기자)
낯선 땅에 이민와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도 불편한 데 이를 이유로 차별을 당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면 억울함을 호소할 데도 없이 신세한탄만 하게 된다. 특히 몸이 아파 찾아간 병원에서 의사나 병원 관계자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 병명도 모르고 어떻게 처방을 받아야 하는
지도 이해가 안 되면 그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뉴욕시 소재 대형 병원 4곳이 이민자 출신 환자들에게 적합한 언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데다 제대로 된 의료 시술을 하지 않아 집단 소송에 걸렸다. 이 병원들은 통·번역 서비스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은 물론 언어장벽과 체류신분 등을 이유로 적합한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아 일부 이민자들의 생명을 빼앗아가거나 병을 악화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한인 사회는 먼데서 예를 찾을 필요도 없다. 지난해 6월 조기 축구를 하다 공에 머리를 맞은 후 언어장벽 때문에 제때 적합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한 문철선씨를 다 기억할 것이다. 자녀들에게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했던 문
씨가 작은 사고로 머리를 부상당한 후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아깝게 목숨을 잃었던 것이 엊그제 같다.
문철선씨와 같이 아깝게 목숨을 잃거나 잘못된 의료 시술로 병이 악화된 이민자와 가족들이 드디어 참다못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엘리엇 스피처 검찰총장을 상대로 병원에서 제대로 된 언어,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생명에 위협을 받았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의 피해는 당하지 않았더라도 병원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 진료과정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한인 환자가 전체의 76%를 차지한다. 한국어로 설명을 들어도 100% 이해가 어려운 데 영어로 하면 오죽할까.
이민와서 말이 안 통해 답답한 사례를 한두 번 겪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 분야만큼은 생명과 직접 연관된 만큼 반드시 통·번역 서비스를 받아 자세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번 실수한 후 “시정하겠다”, “더 잘하겠다”라고 말할 때는 이미 소중한 목숨이 희생당한 이후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민자 인구가 시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뉴욕시 대형 병원과 의료 기관에서는 반드시 해당 언어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강력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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