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2층 여객기 ‘히트’에
보잉도 최근 굵직한 계약 ‘반격’
마케팅 전략 기내 치장도 상반
‘밀리면 파산’ 1위자리 쟁탈 후끈
지난달 29일 LA 센추리 플라자호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USC 올해의 기술경영자상’을 수상하는 자리에 낯선 얼굴 두 명의 모습이 보였다. 바로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와 에어버스사의 부사장이었다. ‘빅 커스터머’ 중 하나인 대한항공 회장에게 ‘얼굴도장’이라도 찍으려고 각각 시애틀과 프랑스에서 날아온 것이다.
보잉과 에어버스 양사의 한 치의 양보 없는 수주 경쟁으로 항공기 시장은 어느 때보다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한 대한항공 등 아시아권 항공사들에 대한 이들의 구애는 남다르다.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올 초 에어버스가 세계 최초의 2층 여객기 A380을 선보이면서 잇달아 판매계약을 발표할 때만 해도 에어버스가 6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처럼 보였다. 보잉의 반격도 만만찮아 지난 달 대한항공이 B787 기종 20대를 수주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노스웨스트와 21억6,000만달러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올 들어 15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1위 자리 탈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보잉-에어버스 마케팅 전략 제각각
보잉과 에어버스는 그 동안 세계 항공시장 전망에 있어 서로 엇갈렸다.
보잉은 세계 항공 수요가 포화에 이르렀다고 판단, 다양한 목적지로 날아갈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 개발에 초점을 맞춰왔다. 즉 소도시간(point-to-point) 장거리 여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반면 에어버스는 여전히 수요가 많다며 저가로 싱가포르,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 주요 허브 도시를 연결하는(pub-to-pub) 대형 항공기 개발에 주력해왔다.
서로 다른 시장 전망은 서로 다른 기종 개발로 이어졌고 그 결과물이 바로 보잉 747 드림라이너고 에어버스 A380등이다.
▲럭서리해지는 기내
두 기종은 실내 장치도 완연히 다르다. 에어버스는 ‘날아다니는 호텔’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세계 최초의 2층 구조로 제작했으며 항공사 주문에 따라 바에서부터 라운지, 헬스클럽, 샤워장 등 초호화 시설까지 갖출 수 있다. 비즈니스 클래스는 180도로 좌석을 눕힐 수 있다.
실제로 중동의 부호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에미리트 항공은 일부 A380기를 ‘1등석 전용기’로 꾸며 호화스러운 여행을 원하는 VIP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계획이다. 화장실이 달린 전용 객실을 제공하며 수영장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787기종은 단거리 운항에 초점을 두고 최대한 편의 시설을 줄였다. 목적지에 가능한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운항 목적에 맞지 않는 불필요한 시설은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
▲선두경쟁 치열
최근 추세라면 보잉이 빼앗긴 업계 1위 자리를 2년만에 탈환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2위로 쳐졌던 보잉은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1위 자리 탈환을 외치고 있다. 이를 위해 항공기 가격을 대폭 낮췄고 지난해에는 최고 판매책임자도 교체했다.
하지만 에어버스의 반격 의지가 만만치 않다. 에어버스는 지난 1월 A380을 선보인 후 현재까지 14개 항공사와 149대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지난 4월말에는 A380의 시험운항을 TV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하며 ‘에어버스 붐’ 조성에 본격 나섰다.
항공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항공기 시장 움직임에 따라 두 곳 중 하나는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양사의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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