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다해는 자리에 앉자마자 힘들다, 어렵다는 말부터 쏟아냈다. 그는 요즘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인기를 얻고 있는 SBS 드라마 ‘그린로즈’(극본 유현미ㆍ김두삼, 연출 김수룡ㆍ김진근)에 출연 중이다.
우선 체력적인 부분. 이다해는 2003년 말 ‘낭랑 18세’ 촬영 때부터 1년 6개월동안 거의 쉬지 못했다. 첫 주인공을 맡았던 MBC ‘왕꽃선녀님’ 종영 후 단 이틀 쉰 후 곧바로 ‘그린로즈’에 투입되는 강행군이 이어진 것.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요.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힘이 드네요.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요. 하지만 체력보다 힘든 것은 연기다. 신인의 몸으로 신들린 무당 역(’왕꽃선녀님’)도 무난하게 소화했던 이다해지만 ‘그린로즈’의 재벌 2세 오수아 역이 더 까다롭다고 한다.
극 초반에는 밝은 모습을 보여요. 하지만 애인(고수)과 아버지(한진희)의 시련으로 인해 큰 아픔을 겪죠. 그 후 미묘한 감정선을 끌고 가면서 깔끔하게 연기해야 하는 것이 어렵더라구요. 세련되게 동작과 대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신분을 감추고 돌아온 애인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설정도 공감하기 어려웠어요.
오히려 ‘왕꽃선녀님’에서는 극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움보다 재미가 커졌다고 한다. 그는 ‘왕꽃선녀님’에서는 감정선을 툭툭 건드리는 연기가 많았다. 극 중에서 나에게 신이 들어오면 할머니 등으로 갑자기 변신해야 했다면서 초반에는 어려웠는데 후반에는 대본 받는 게 설렐 정도로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다해는 잔뜩 기대에 부푼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9일 종영 예정인 ‘그린로즈’의 남은 분량에서 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다해는 극 초반에 평범한 회사원 고수와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고수는 누명을 쓰고 중국으로 도망가고 이다해는 아버지가 의식을 잃고 병상에 누운 상황에서 꿋꿋이 회사를 이끈다. 나중에 신분을 감춘 채 돌아온 고수에게 여전한 애정을 보이며 그의 누명을 벗기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게 된다.
앞으로 정통 멜로 연기를 선보일 겁니다. 진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고지순한 사랑을 따뜻하게 그리겠습니다. 지금까지는 고수 씨의 복수 이야기가 중심이었는데 지금부터는 멜로선이 강해질 거예요.
올 초 ‘왕꽃선녀님’을 끝낸 이다해는 기존 이미지에서 지나치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변신이 가능한 작품을 고른 끝에 ‘그린로즈’에 출연을 결심했다. ‘그린로즈’의 오수아가 ‘’왕꽃선녀님’에서의 카리스마를 깨지 않는 범위 안에서 무거우면서도 연기력이 돋보일 수 있는 역’이라는 판단에서다. 드라마가 종반을 향해 치달으면서 애초 이다해의 의도가 현실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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