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구가 외계 스파이라고 믿는 화학제품회사 사장을 납치해다 고문하고 있다.
웹사이트 올려 한달도 안돼 접속률 최다
한국선 흥행 참패… 극장 재개봉 고려중
한국의 장준환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장르를 무시한 기발한 영화 ‘지구를 지켜라’(Save the Green Planet·2003)의 예고편이 지금 미 전국의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접속되고 있는 예고편이라고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예고편이 웹사이트에 올려진지는 채 1개월이 안 된다고 말하고 그런데도 Video detective.com을 비롯해 이 예고편을 실은 몇 개의 웹사이트는 이 것을 보려는 팬들로 붐비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미국 내 배급권은 코치-로버사의 리처드 로버 사장이 지난해 1월 로테르담 영화제서 영화를 본 뒤 그 해 가을에 샀다. 그러나 이 영화는 지금까지 뉴욕의 1개 극장에서만 상영됐다.
장 감독의 데뷔작인 ‘지구를 지켜라’는 외계인과 온갖 기구를 동원한 끔찍한 고문 그리고 로맨스까지 있는 공상과학 영화요 환경보호와 반폭력 메시지를 지닌 드라마이자 블랙 코미디이며 또한 범죄 수사물. 그 내용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장르를 짬뽕한 괴팍한 영화로 2003년에 토론토 영화서 상영됐을 때 한국 최초의 컬트 무비가 될 가능성이 있는 영화라는 평을 받았었다.
과대망상증자로 시골에서 양봉업을 하는 청년 이병구(신하균)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사전에 막기 위해 자기가 외계인의 스파이라고 믿는 화학제품회사 사장(백윤식)을 납치한다. 병구는 사장을 외딴 자기 집 지하실에 가둔 뒤 팬츠만 입힌 채 외계인의 지구 착륙지점을 대라면서 뜨거운 다리미를 비롯해 온갖 기구를 사용해 가차없는 고문을 자행한다. 약간 멍청한 듯한 병구와 세상 경험에 닳아빠진 사장간의 입씨름과 기지의 대결이 끔찍한 장면 속에 폭소를 터뜨리게 만드는 괴이하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2003년 한국에서 개봉됐을 때는 흥행에서 실패했는데 부천 영화제와 브러셀 영화제(황금 갈가마귀상)에서는 최고상을 받았었다. 버라이어티는 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가 이 영화를 로맨틱한 데이트 영화로 선전을 한 것이 흥행실패의 이유라고 말했다. 신문은 데이트 커플들이 영화를 보고 대경 실색하면서 이런 일이 다른 영화에서 웃음거리로 쓰여졌다고 덧 붙였다.
한편 리처드 로버 사장은 이 영화의 미국 내 배급권을 산 뒤 CJ측이 만든 예고편을 내버리고 새로 예고편을 만들었는데 지금 웹사이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예고편이 바로 이 것이다. 로버 사장은 이 예고편이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까닭에 대해 “예고편을 본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주고 싶어도 영화의 내용을 요약할 수 없는 데 있다”면서 “그래서 예고편을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코치-로버사는 예고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영화의 극장 재개봉을 고려 중에 있다. ‘지구를 지켜라’의 예고편은 Variety.com 등에서 볼 수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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