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공화국’ 이덕화 망월묘지 참배…내가 본인 이었으면… 뼈있는 말
지난 1일 전두환 전대통령은 12ㆍ12 사태의 동지를 참배하러 대전 현충원을 찾았고, 2일 또다른 전두환은 광주 망월동의 국립 5 18 묘지에서 묵념을 올렸다.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연출 임태우)에서 전두환 전대통령을 연기하고 있는 탤런트 이덕화가 2일 오후 3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영령들이 잠들어있는 망월동 묘역을 방문해 눈시울을 붉혔다.
예정된 시간 보다 30분여 일찍 도착한 그는 입구인 민주의 문 앞에서 ‘5월 영령들의 염원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라는 글을 방명록에 적어내려가는 것으로 이날 행사를 시작했다.
1시간 여동안 침통한 표정으로 희생자들의 묘역을 둘러본 뒤 그는 의미있는 한마디를 소감으로 던졌다. “내가 본인(전두환)이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이틀 동안 두 전두환의 풍경이 묘하게 겹쳐지는 대목이었다.
‘제 5공화국’ 제작진은 현충일인 6일 광주의 전남도청 등지에서 시민군과 공수부대가 대치해 유혈사태를 빚은 5ㆍ18 광주민주화항쟁의 슬픈 현장을 聆置求?신을 앞두고 이날 희생자들 앞에서 ‘신고식’을 치렀다.
이덕화는 광주 촬영 분량이 없음에도 이날 일부러 광주에 내려와 영령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곳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덕화는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 와 용서를 구했어야 했는데 뒤늦은 감이 있다. 이제 드라마에 더 잘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덕화는 민중가요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신호균 책임프로듀서, 임태우 PD 등 드라마 제작진과 함께 헌화 및 분향을 위해 5ㆍ18 민중항쟁 추모탑 앞에서 묵념을 올리면서 감정이 복받치는 듯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5 18 당시 최초의 희생자인 고 김경철 등 희생자들의 묘역을 둘러본 후에는 “살아있으면 나와 동갑인 분도 있더라”며 한숨을 토했다.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국립묘지 곳곳을 본 그는 항간에서 일고 있는 전두환 미화 논란에 대해 “군복이 나와 잘 어울렸던 모양”이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산을 못보고 눈앞의 나무만 봐 그런 논란이 벌어진 것 같다. 드라마에서 내 배역이 보여준 행동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누구나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국립묘지 참배가 끝난 뒤 당시의 사건을 경험한 광주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5ㆍ18 기념문화 센터에서 간담회를 가진 드라마 제작진은 “광주의 진실을 제대로 알려 당시 발포의 책임이 신군부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말하겠다”고 선언했다.
‘제 5공화묀??오는 11일부터 4회에 걸쳐 5ㆍ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룰 예정이다.
/광주=조재원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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