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제작사 영입경쟁 ‘파워군단’ 자리매김…’스타시스템’ 시들, 탄탄한 대본·작품성 선호
‘잘모신 작가 한 명, 열 PD 안 부럽다.’
요즘 드라마 외주제작사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생각이다. ‘겨울연가’ ‘아름다운 날들’ 등 드라마에서 비롯된 ‘한류 열풍’에 힘 입어 드라마 제작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스타 작가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많은 외주제작사들이 역량 있는 작가를 ‘모시기’ 위한 영입 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아예 작가들이 만든 외주제작사까지 출범했다. 1990년대 후반 외주제작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할 무렵, 이들은 ‘스타 PD’ 영입에 정성을 쏟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작가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설립된 외주제작사들은 더욱 발빠르게 스타 작가 영입에 나서고 있다. SBS ‘불량주부’를 제작한 올리브나인은 ‘파리의 연인’의 강은정을 비롯, 유현미 등 실력있는 작가들을 영입했고, SBS ‘봄날’의 제작사 싸이더스HQ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경희, ‘봄날’의 김규완, ‘12월의 열대야’의 배유미 등으로 탄탄한 라인업을 완비했다.
기존 외주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이 송지나 민효정 정성희 작가, 팬엔터테인먼트가 문영남 박은령 김인영 작가 등과 계약을 맺은 점을 감안하면 웬만큼 이름있는 작가들은 모두 외주제작사에 ‘소속’된 셈이다. 외주제작사와 계약을 맺은 작가들은 전속 개념이 아닌 작품별 계약을 맺어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외주제작사에 초빙된 ‘귀하신 몸’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발리에서 생긴 일’ ‘신입사원’의 김기호, 이선미 작가는 외주제작사 LK제작단을 설립했고 ‘허준’ ‘올인’의 최완규, ‘대장금’의 김영현, ‘다모’의 정형수 작가 등은 에이스토리를 설립, 작가들 스스로의 힘으로 외주제작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처럼 작가 영입붐이 일고 있는 것은 최근 스타시스템을 앞세운 드라마들이 부진한 반면, 탄탄한 대본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인 작품의 성공 확률이 그 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연기자 캐스팅의 경우 흥행을 좌우할 스타는 부족해도 어느 정도 선택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반면, 스타 작가는 희소가치가 훨씬 높아 제작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모셔야’ 하는 상황이다. 방송사들이 외주제작사에 제작을 위탁하면서도 자사 PD들에게 연출을 맡기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도 외주제작사가 작가 영입에 앞장설 수밖에 없게 한다.
‘겨울연가’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스타시스템이 각광받긴 하지만 최근 스타들은 드라마에 출연키로 결정하는 데 작가가 누구인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스타 연기자를 보유한 제작사가 아니라면 당연히 작가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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