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주말드라마의 ‘절대강자’ 자리를 6개월 넘게 고수해왔던 KBS2TV ‘부모님전상서’의 빈자리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평균 시청률 25.7%를 기록하며 ‘가족 신드롬’을 몰고 온 ‘부모님전상서’가 지난 4일 종영하자, 그 빈자리를 두고 방송 3사가 치열한 자리다툼에 나서고 있다.
KBS는 일단 수성 전략을 내세워, 또다시 가족 드라마로 승부 굳히기에 주력한다. 이에 이미 2~3주 먼저 새 주말 드라마를 선보여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던 MBC와 SBS가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라며 다시 한번 총력전에 나선다.
우선 KBS2TV는 오는 11일 ‘슬픔이여 안녕’(극본 최현경ㆍ연출 문보현)을 출격시킨다. 탤런트 박선영과 인기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을 비롯해 30대 연기자 이종원 오연수, 중견 연기자 강부자, 한진희, 최란, 견미리, 이혜숙 등이 총집결해 전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드라마의 탄탄한 라인업을 형성했다.
전작인 ‘부모님전상서’가 모범적인 가족 이야기였다면 이번 ‘슬픔이여 안녕’은 보다 현실에밀착한 가족 이야기라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오랜 세월 불화로 인해 서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형제들이 아버지가 남긴 가업을 일으키기 위해 뭉치면서 상대를 이해하고 화해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릴 예정이다.
MBC 주말드라마 ‘사랑찬가’는 장서희 김민 등 신세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밝고 경쾌하게 그리며 여성 시청자들을 유혹한다. 비록 지난 5월 14일 첫 방송에서 6% 대로 출발해 최근까지 한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사랑찬가’는 이제부터 주인공 장서희의 사랑이야기가 시작되는 것만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8회까지 여러 인물들의 캐릭터와 배경 설명이 다소 산만하게 전개된 경향이 있으나, 장서희와 전광렬의 만남과 사랑이 앞으로 펼쳐지며 관심을 모을 태세다.
한편 SBS는 성인 취향이 아닌 신세대적인 감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신세대 스타 정다빈 한예슬을 투톱으로 내세워 화려한 영화계 이야기를 다룬 ‘그 여름의 태풍’(극본 최성실ㆍ연출 이관희)이 그것. 하지만 ‘그 여름의 태풍’은 지난 5일 방영된 4회까지 15% 전후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전작인 ‘토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직까지 정다빈과 한예슬이 라이벌 구도가 아닌 친구 사이로 그려져 밋밋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영화배우로 본격 데뷔하게 되면 흥미진진한 갈등 구도를 보여줄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사랑찬가’와 ‘그 여름의 태풍’이 시청자들의 이렇다 할 관심을 받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슬픔이여 안녕’마저 ‘부모님전상서’의 종영 특수를 누리지 못하면 주말드라마의 장기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시청률 20%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드라마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시청률의 그린벨트라 불려지던 주말 드라마 시간대도 안전지대는 아닐 수 있다.
이인경 기자 lik@sportshankoo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