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홍목사(시인)
얼마 전 시카고에서 전화가 왔다. 오래 전에 교회에서 같이 일하다가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나가 교수로 있던 친구가 휴가차 미국에 들렸다가 귀국 전에 나를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장거리라 여러 번 사양했지만 막무가내로 18시간이나 운전을 하고 달려왔다. 반가웠다. 인사가 끝나고 여행 가방에서 보따리 하나를 내 앞에 밀어 놓으며 시카고에 사시는 초등학교 은사님이 보내신 것이란다.
펴보니 보약 한제가 들어 있었다. 나의 아내가 몸이 약하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보내신 것이다. 그러니까 반세기전에 만난 노승석 선생님이다. 가슴이 찡했다. 주마등처럼 50년 전 어린 시절로 필름이 돌아간다. 그는 교육열이 대단하셨던 분이었다. 학교 공부가 끝나면 몸도 약하시던 분이 밤에 한자라도 더 가르치시려고 교실 뒤에 반 전체의 이불을 쌓아놓고 애쓰시던 일(그는 당시 폐병을 앓고 계시었음)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과외비를 받는 것도 아니었다. 장학사가 나오면 이불을 치우느라 허둥대었던...그 후 그는 병이 더 심하여 섬으로 가시었지만 그 곳에서 아들 셋을 한국에서 제일 들어가기 힘든 경기 중고등학교에 보내는 일을 이루어내신다. 그는 애국심이 돈독하시었다. 광복절, 삼일절 때는 간곡한 국가 사랑의 훈육이 있었다. 그래서 내 지갑 속에 수년간 ‘독도는 우리 땅’ 노래 가사가 들어 있는지 모른다. 그가 미국에 오신 후 교포로는 가장 큰 한글학교(450명 재적)를 이루신다. 그는 신실한 기독교인이다.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말없이 사시고 봉사하시는 장로님이시다. 그 분에게 선물을 받은 것이다.
선물은 때로 귀한 것이다. 얼마 전 미국의 베스트셀러였던 책이 있다. 짐 스토벌(Jim Stovall)의 ‘최고의 유산 상속 받기’(The Ultimate Gift)이다. 한 갑부 할아버지가 증손자에게 자기의 유산을 물려주기 전에 일, 돈, 친구, 배움, 고난, 가족, 웃음, 꿈, 나눔, 감사, 하루, 사랑의 소중함 등을 1년 여 간 훈련하고 그의 유산을 선물로 상속한다는 내용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 인간들에게 선물 주시는 이야기다. 그 선물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으리라(요한복음 3:16)”하신다. 독생자, 즉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으심이 나에게 영생
의 선물을 주시기 위함이란 믿음만 가지면 그 선물을 얻는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믿는 자는 영생을 가졌나니(요한복음 6:47).” 받을 만한 귀한 선물이다. 일생을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선물을 주고받게 된다. 선물의 폭을 넓힐수록 그의 삶은 크고 위대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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