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언젠가 국내선을 탈 때 운전면허증이 없어서 혼이 난적이 있었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도 같은 경우를 당했었는데, 마침 자기 뒤에 서있던 사람이 ‘다빈치 코드’ 책을 들고 있어서 무사통과했다면서 자신이 유명인사가 된 것을 그때 알았다고 한다. 나처럼 겨우겨우 들어갔건 이렇게 멋있게 무사통과했건 비행기 속에 들어가서는 누구나가 똑 같이 주어진 공간에 갇히는 같은 신세가 되어버리는 것이 통쾌하다.
공항 도착해서부터 보딩(Boarding)을 하는 순간까지 짐을 들고 어리둥절 조마조마하면서 두리번거리다 보면 비행기도 타기 전에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보통은 드디어 비행기에 올라가서도 또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게 된다. 꾸물꾸물 짐을 싣는 사람 땜에 중간에 서서 속절없이 기다리며, 자리를 찾아 가서는 이미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 땜에 실망하기도 하고, 먼저 앉았을 때에는 옆 사람이 올 때까지 안절부절이다. 몇 시간이 될지...그 때부터 비행기속에서의 삶은 주어진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황금률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대로 할 수만 있으면 비행기속 매너는 100점을 받는다. 다시 말하면,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이 나로 인해 당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경우들을 한번 생각해보자.
* 옆에 앉은 사람 몸에서 나는 냄새. 나쁜 냄새는 물론 짙은 향수.
* 내 의자까지 침범해오는 옆 사람의 팔꿈치, 옷, 가방.
* 갑자기 제켜지는 앞사람의 의자.
* 드링크나 음식을 나르고 있는 여성 승무원에게 이것저것 쓸데없는 온갖 질문을 하는 사람.
* 조용히 있고 싶은데 말을 거는 사람. 뛰어다니는 어린아이...
* 창가에 앉았으면서도 자꾸 화장실을 가는 사람.
* 내가 보고 있는 신문을 힐끔힐끔 같이 읽는 사람. 복도 쪽에 앉아서 내 앞으로 몸을 내밀어 자꾸 창밖을 내다보는 사람.
* 착륙하여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자마자 벌떡 일어나 앞좌석 사람보다 빨리 나가려고 하다가 못나가고 어정쩡 서있는 사람.
즉, 비행기속 에티켓의 근본은 ‘남의 땅을 침범치 말라’이다. 비행기를 탈 때에는 뚱뚱하지 말라라는 말도 그래서 크게 잘못된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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