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신(보스턴 KWVA)
내가 사는 아파트 옆에는 미국의 여러 전쟁에서 전사한 로렌스 지역 출신 군인들을 추모하는 크고 작은 기념탑이 많은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
중앙의 남북전쟁을 기념하는 웅장한 탑을 지나 서쪽으로 조금 가면 6.25전쟁기념탑이 있는데 별을 상징하는 돌 기반 위에 한국에서 운송해온 하얀 화강암에 한국전쟁에서 산화한 27명의 이름과 ‘Forgotten No More’라고 새겨진 탑이 마치 하늘을 보는 미사일처럼 서 있다.
미국의 역사는 짧지만 결코 역사를 소홀히 하는 나라가 아니기에 이 넓은 미국땅에 수많은 타운에서 크고 작은 6.25 기념탑을 쉽게 볼 수 있고 지금도 계속하여 각 지방이 자치적으로 건립하고 있다.지난 메모리얼 데이에는 이곳 참전용사회(KWVA) 로엘 지회의 연례행사인 퍼레이드와 전몰용
사 추모행사를 위해 아침 8시에 뉴햄프셔 펠렘에 있는 재향군인회 광장에 60여명이 모였다. 나는 5년째 이 행사에 참가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지 않은지 늘 크고 작은 비가 내려서 우리들을 힘들게 했는데 오늘도 흐린 날에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졌다.
나는 성조기와 나란히 태극기를 받들고 집총대의 호위를 받으며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양편 인도에는 수많은 환영인파가 가족단위로 혹은 천막을 치고 탁자에 음료수를 무더기로 놓고 권하며 우리가 지날 때마다 성조기를 흔들고 우렁찬 박수와 환호를 하는 것에 우리들은 개선장군이나 되는 것처럼 신이 났고 시간 가는줄 모르게 공동묘지에 도달했다.
이윽고 요란한 조포 소리가 세번 울리는 중에 슬픈 진혼나팔 소리가 울릴 때 내 콧날이 시큰하고 눈물이 콧망울 옆으로 흐른다. 비에 젖은 태극기가 무거워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이민생활을 후회하는 눈물도 아니다. 55년 전에 6.25가 발발하여 한국이 수라장이 되었을 때 존은 약관의 나이에 저기 정거장에서 기차를 타고 떠났겠지. 코레아에 자유를 심다 전사한 존, 당신이 있었기에 오늘 대한민국이 있고 당신이 살아야 할 이 아름다운 미국에 내가 와서 살고 있으니 하해같은 은혜 어찌 잊으리까!
갑자기 눈앞에서 플래시가 터졌고 신문기자가 내 몰골을 촬영했다. 다음날 ‘셀렘 타임스’ 1면에 크게 났는데 미국 행사에 한국사람이 끼어있는 것이 신기했던 것 같다.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한국전쟁에서 미군의 사상자와 실종이 17만2,530명이고 유엔 21개국
의 사상자 33만명, 한국의 인명피해는 300만명이 넘고 초토화 될 국토는 한국 근대사에 없는 크나큰 쓰나미였다.
미국에서는 6.25를 더 이상 잊지 않겠다며 북한지역에서 실종된 수천명의 미군병사들을 많은 돈을 지불하며 발굴하고 있다. 한편 뉴잉글랜드 한인회(조영태 회장)와 뉴햄프셔 한인회(박충근 회장)는 6월 25일 낮과 저녁에 각각 6.25 참전용사 전원을 호텔로 초청하는 큰 보훈행사를 한다
는데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한국의 일부 학생들은 성조기를 불태우고 사회 지도자층 자식의 병역 기피등, 국민들이 6.25를 잊어가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했지만 산과 들에 비목 하나 없이 누워있는 시체가 10만이 넘는다니 애통할 일이다. 서양사람들은 말하기를 역사를 무시한다면 이를 반복하게 된다고 한다. 6.25전쟁 때에
는 지원병이 그렇게도 많았고 온국민이 싸웠는데 지금은 누가 나라를 지킬까? 늦지 않다. 6.25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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