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폐색성 폐질환은 미국에서 사망 원인중 4번째를 차지할 만큼 흔하지만 많은 경우 진단되지 않고 있고 병이 진행될 때까지 환자 본인이 심각히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질환도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고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60대 초반의 이씨는 1년 전까지는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1년 전부터는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숨이 차오는 것을 느꼈고 아침에 조깅을 할 때는 한두 번씩 숨이 차서 쉬어야 했다.
또 감기가 걸리면 오랫동안 기침을 했고 기침할 적마다 노란 가래가 끊이지 않고 나왔다. 지난 겨울에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서도 감기에 걸려 한달 이상 고생을 했다. 지난 겨울철 감기 후에는 더욱 더 숨이 자주 차오는 것을 느꼈다.
이씨는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은 없었고 오래 전에 한국에서 결핵을 앓았지만 완치가 됐고 그 후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흡연은 20대 초반부터 피우기 시작해서 거의 40년 이상을 하루 1갑 이상을 피워왔다. 주위에서 담배를 끊으라는 충고를 많이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끊지 못하고 있고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 편이었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지만 요즘은 숨이 차서 운동량을 많이 줄였다.
이씨를 검진했다. 혈압과 맥박은 정상이었고 혈중 산소 농도는 94%로 감소되어 있었다. 폐 청진상 폐음이 현저하게 감소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다른 검진상은 별 특이사항이 없었다.
폐 방사선 검사에서 폐가 커져 있는 것이 보였고 폐기능 검사상 폐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운동 부하시 혈중 산소 농도가 90% 이하로 떨어지는 것도 발견되었다. 병력과 검사를 바탕으로 이씨는 오랫동안의 흡연으로 인한 만성 폐색증 폐질환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에 들어갔다.
만성 폐색성 폐질환은 작은 기관지와 말단 부위가 손상되어서 인체 내 산소 공급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원인은 만성 흡연이며 이는 전체 환자의 약 80%에 해당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와 같은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받는 것이고 만성 폐색성 폐질환이 진단되면 대표적인 원인 인자인 담배를 끊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폐암 등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지만 폐질환의 치료 효과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담배를 끊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금연을 하고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기관제 확장제 등을 꾸준히 사용하면 폐기능을 최대 3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 실제로 심한 폐질환 환자인 경우 폐기능이 10~20% 정도만 회복되어도 훨씬 숨쉬기가 나아져서 운동 능력을 증가시키므로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213)383-9388

이영직 <내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