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기자= 경기장에서 한 가지 확실했던 점은 3명의 심판은 옳았고 1만7천명의 관중은 바보였다는 것.
국제체조연맹(FIG)이 지난 해 아테네올림픽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불거진 양태영 오심사태를 재조명했다.
FIG는 회보 ‘월드 오브 짐네스틱스’ 최신호에서 영어, 불어, 스페인어 등 3개국어를 통해 오심사태의 상황을 묘사한 뒤 이후 자체 개혁을 위해 취한 개선책들을 하나씩 설명했다.
8월18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간) 남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이 끝난 뒤 심판들은 1만7천여 관중의 야유를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양태영이 라커룸에서 좌절감을 전달하려 하고 있는 동안 700여명의 기자들은 좋은 얘깃거리를 찾았다.
FIG는 다음날 오심을 일으킨 3명의 심판을 자격정지했지만 언론과 대중의 쏟아지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FIG 웹 페이지는 4천800여개의 항의글로 마비됐다고 전했다.
FIG는 특히 오심을 ‘주도’한 기술위원 겸 평행봉 주심 조지 벡스테드(미국)에 대한 세계 체조인들의 비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FIG는 아테네에서 비싼 대가를 치렀던 기술위원이 임기가 2008년까지인 차기 기술위원에 출마했지만 재선에 실패하고 퇴출됐다고 전했다.
FIG는 ▲새로운 채점법 도입 ▲비디오 리플레이 도입 ▲심판 훈련 ▲기술위원의 주심 겸직 금지 ▲심판 평가 및 상벌제 도입 ▲대중 접근 등 쇄신을 위한 기본대책을 나열한 뒤 세부 진척사항을 설명했다.
FIG는 결론에서 ‘3명의 심판(양태영의 연기를 오심한 1명의 주심과 2명의 기술심)은 옳았지만 1만7천명(관중)은 저능아였다는 게 경기장에서 한가지 확실한 점이었다’는 한 매체의 표현이 진실을 반어적으로 웅변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FIG는 체조가 올림픽 종목으로 남아있으려면 아테네올림픽에서 불거진 것과 같은 실수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체조의 역사는 아테네올림픽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장문의 글을 맺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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