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거래의 신분도용은 재래식 거래보다 훨씬 많아 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온라인 거래가 나날이 증가하면서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1주일이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게 크레딧 사기 소식이다. 크레딧 카드 회사, 은행, 정보처리기관 등이 앞다투다시피 하며 개인정보 도용 사건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매스터 카드가 자신의 카드와 다른 카드사의 거래를 대행해 주는 회사 가운데 한 곳이 신분도용 사기의 표적이 돼 문제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총 4,000만 명의의 개인정보가 사기에 노출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사기액수 재래식 거래 100달러 당 4.7센트, 온라인에선 14센트
아마존, e베이 등 강경 대책 강구하자 소규모 온라인업소 노려
거래 시 소비자의 크레딧 카드 직접 확인 못해 도용방지 애로
업소들 과잉대응으로 정당한 거래 6-8% 사기 의혹으로 거부
범죄자들이 남의 크레딧 카드 번호, 소셜 시큐리티 번호, 카드 소지자 어머니의 결혼 전 이름 등을 자유자제로 도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정도면 소비자가 자신의 크레딧 카드를 맘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전혀 지나친 게 아니다. 크레딧 카드 사기가 겁 없이 횡행하는 세상이다. 문명이 이기인 크레딧 카드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더 이상 아니라는 현실인식을 일깨운다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가 전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크레딧 사기는 최근 감소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간 일반 업소나 크레딧 카드회사들이 사기 예방에 만전을 기한 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크레딧 카드 거래는 여전히 사기범의 타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에서의 신분도용은 일반 거래에서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온라인 신분도용은 앞으로도 수년간 감소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제는 온라인 거래상들이 본격적으로 신분도용과의 전쟁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일반 거래에
서 신분도용과의 전쟁이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실제 크레딧 카드 사기는 1992년 100달러 거래 당 15.7센트였다. 그런데 지난해 조사결과를 보면 거래 100달러 당 사기 액수는 4.7센트로 격감했다. 지난 5년간 크레딧 카드를 이용한 총 거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기규모는 1999년 11억3,000만 달러에서 2004년 10억5,000만 달러로 줄었다.
은행과 크레딧 카드회사들이 많은 돈을 투입해 사기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여러 가지 보안장치를 구축하고 카드 소유자의 소비패턴을 파악해 의심스런 거래를 적발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밟음으로써 사기를 잡아낼 수 있었다.
온라인 거래는 크레딧 카드 거래의 11%를 차지한다. 사기범들이 군침을 흘릴 만하다. 그래서인지 온라인 거래에서의 사기규모는 거래 100달러 당 14센트다. 사기범들은 카드번호를 훔치거나 정교한 컴퓨터로 새로운 번호를 만들어내 사기를 치고 있다.
온라인 사기범들은 물건을 판다고 선전하고는 소비자들에게서 크레딧 카드 번호를 받아내 이를 도용한다. 좀더 치밀한 경우는 온라인 경매를 한다고 해놓고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겠다고 하면 카드 번호를 받은 뒤 실제 다른 온라인 업소에게서 주문을 한다. 이 업소는 소비자에게 물건을
보내준다. 여기서 문제는 소비자가 일단 이중으로 물건값을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사기범들이 소비자의 정보를 손에 쥐고 도용한다는 점이다.
Amazon.com이나 eBay 등 온라인 회사는 지난 수년 간 온라인 사기를 막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자체 기술력 강화와 함께 은행, 크레딧 카드사 등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는 연방수사국도 포함된다. 사방에서 목을 조이자 사기범들은 이러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소규모 온라인 업소를 겨냥하고 있다.
일반 거래보다 온라인 거래가 도용에 취약한 것은 업소들이 소비자의 크레딧 카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업소들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되고 자연스레 정당한 거래를 의심해 거래를 지연시키는 불편함을 야기하기도 한다. 온라인 크레딧 사기 조사기관에 따르면 정당한 온라인 거래의 6-8%가 사기 의혹으로 거부된다.
마진이 적은 박리다매 식 비즈니스의 경우 사기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이 매출을 줄이는 커다란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 아무튼 온라인 신분도용은 소비자나 온라인 업소 모두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업소나 소비자에게 당장 금전적 피해를 주는 것 뿐 아니라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재래식 거래에 비해 사기가 잦은 온라인 거래에 관여하는 업소나 소비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사기예방에 합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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