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혼전관계·노골적 성묘사 등 다반사…시청자 의식도 변해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
안방극장이 대담해졌다.
플라토닉 순애보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선언하는 듯 내숭없이 적나라하게 남녀관계를 다루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올 최고의 시청률을 달성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속성을 안정적으로 따르고 있지만, 파격적이고 용감한 묘사도 서슴치 않아 끊임없이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타이틀롤인 뚱뚱한 노처녀 김삼순(김선아)은 안방극장의 여주인공 사상 가장 입이 거친 인물일 지도 모른다. ‘지랄’, ‘쉐끼(새끼라는 욕의 김삼순 식 발음)’ 등과 같은 욕설을 서슴치않으며 곱고 여성스러운 기존의 여주인공 상과는 철저히 거리를 두고 있다.
방송초반 현진헌(현빈)과 입을 맞출 뻔한 일을 자꾸 회상하며 ‘너무 오래 굶었는가보다’라는 명대사를 남긴 김삼순은 애정관에서도 손 한번 잡는 데까지도 속 터질 정도로 오래 걸리는 내숭가련형과 다르다.
김삼순과 현진헌의 첫 키스 장면에서도 김삼순의 적극성을 강조한 이 드라마는 다른 등장인물한테도 화끈한 행동을 부여하고 있다.
김삼순의 언니인 ‘돌아온 싱글’ 이아현과 권해효가 정식 연애관계에 있지 않는 상황에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는가 하면, 권해효과 시간을 보낸 뒤 이아현이 침대곁에 10만원과 ‘서비스가 좋았다’는 메시지를 남겨놓는다는 발칙한 에피소드 등도 이 드라마를 장식했다.
예쁘고 연약하다는 측면에서 기존 러브스토리의 여주인공 형과 가장 흡사한 희진(려원)마저도 진헌에게 ‘오늘 자고 갈래?’와 같은 대사를 자연스럽게 내뱉고 있다.
지난 4일 첫 방송을 내보낸 MBC 월화드라마 ‘변호사들’에서 정혜영이 정혼자인 김성수와 하룻밤을 지내면서 피임기구를 보여준 장면도 혼전 성관계가 이제 드라마에서 자연스러운 일로 자리잡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2003년 세간에 ‘혼전 동거’라는 핫이슈를 던진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의 경우만해도 한지붕 각방 살림이라는 동거 아닌 동거 형태로 ‘플라토닉’하게 진도가 나가는 남녀 사랑에 대한 애착을 엿보였다.
그러나 요즘 드라마들은 그같은 가치를 비웃는 것처럼 보인다. 보수적인 TV 매체가 대담해진 데에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무관하지 않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열혈 시청자들 가운데에는 사이버상에 ‘삼순-삼식 커플의 합방추진’과 같은 익살스러운 요청을 띄우며 제작진 보다 한 술 더 뜨고 있다. 또 많은 시청자들이 이같은 안방극장의 변화를 현실에 밀착한 묘사라며 거부감없이 받아들이?있다.
문제는 이같은 경향이 브레이크없이 질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외주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드라마들은 초반에 영화 수준의 대담한 노출도 불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방송사에서도 시선끌기용의 장면을 넣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안방극장의 화끈한 변화와 관련해 이것이 앞으로 이유 없는 시선끌기용 대담함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조재원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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