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이다. 이 확실한 사실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거다. 누구의 노랫말대로 지구의 반은 여자, 또 반은 남자로 이뤄져 있다. 내가 여자니 남자니를 밝히지 않더라도 육안으로 식별이 됨에, 난 그저 사람이라 함을 나타내는 거다. 더 나아가서 나는 영남도 아니고 호남도 아닌 한국사람일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왜 밝히는가 하면 책을 읽자면 지방색을 애써서 나누려 하는 것을 종종 느끼기 때문이다. 좁다란 땅덩이 중에서 내 편, 네 편을 나누는 것이 귀엽기조차 하다. 어릴 적에 즐기던 땅따먹기가 생각이 나서 말이다.
나야, 명예를 얻기 위하여 혈안이 된 세상으로 나가서 더불어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는 탓으로 백지와도 같은 생각을 한다. 순수한 백지에다 나의 생각만을 그려 넣을 뿐인 거다.
잘 나가는 각 곳이 사람들이 감정대립을 일으켜 자기의 생각을 여러 사람에게 주입시킨 탓으로 생각이 됐다. 그러니까 제 잘난 맛에 산다고 오만을 부린 거다. 평범하고 단순한 사람들은 그저 동족임을 기뻐하며 지낼 거로 생각한다.
그리고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오만과 편견. 전환기를 많이 겪었던 우리 나라.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낙인이 찍힌 이 완 용 어른과 그 일파. 좋게 생각하면 어려운 상황을 좋게 전환시키고자 하는 마음이었을 거다. 실질적인 초대 대통령 이 승 만 박사. 또 유신 정권을 펼치다가 부하에게 반격을 당한 박 정 희 대통령. 최 규 하 대통령, 전 두 환 대통령, 김 대 중 대통령과 김 영 삼 대통령. 간혹 방법은 틀렸어도 결론은 모두 같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몸 안에 흐르는 피는 우리 대한민국의 피고 마음 깊은 곳에 조국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깊게 자리했음에.
나는 자신한다. 그 분들이 하나님 심판대 앞에 서서는 자신의 결백을 강한 목소리로 부르짖을 거라고 말이다. 우리의 표현대로 하자면 등 따습고 배부르면 어려웠던 날들은 생각지 않는다는 말대로다. 나름대로 그 분들이 어려웠을 거라 함을 생각하자. 세상 말로 상대방을 씹으며 비난한다 함은 어쩌면 나라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 또는 편견이 강한 사람, 또는 오만에 휩싸여 온갖 사람을 정죄해야만 속이 풀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난데일 한국일보 건너편에 자리한 맥도날드 가 봐라. 스패니쉬들이 모인 인력시장이다. 자신들의 나라가 힘이 없고 가난하니까 불법으로 국경을 숨어 들어와 하루살이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우리가 당당할 수 있음은 오만심이 가득한 국민의 여론에도 굴하지 않고 잔잔히 이뤄낸 국력 때문이다. 몇몇 위정자에 의해 이뤄진 편견은 조국을 멀리 떠나온 우리에게는 합당치 않은 거로 생각한다. 아니, 조국을 떠나온 우리말고도 오만과 편견은 일종의 필요악인 거로 생각이 든다.
김부순 <버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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