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로마에서는 로마식으로...
가족들, 먼 친척 그리고 친구들과 친구의 친구가 찾아올 때마다,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를 외치곤 한다. 특히 여름방학 때 여러 팀의 손님을 맞는 일은 세계 제일의 도시에서 사는 우리 이민자들의 특혜라고 자부해본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하도 여러 번 가서 이젠 샤워 소리만 들어도 지겹다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가끔 손님들에게 관광회사의 1박 2일, 또는 2박 3일의 여행을 권하곤 한다. 운전해서 멀리 가는 일이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고, 또한 북적대던 집안에서 나도 손님도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은 이렇게 며칠을 관광버스로 여행을 하고 온 사람들로부터 버스가 너무 형편없고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불평을 듣곤 한다. 한국음식을 제공하는 등 편리한 점이 많은 반면, 광고와는 다른 서비스 또는 예기치 않게 벌어지는 일에 대처하는 태도 등이 미국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서 온 한국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것이다.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한국만큼도 발전하지 못하고 산다고들 하는데, 휴가를 미국으로 올 정도의 여유가 있는 한국사는 한국 사람들이 이곳에 왔다가 갖고 가는 인상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오직 관광회사측만이 문제일까?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관광객의 태도는 어떠한지? 요즘은 ‘로마에 가면 로마식으로’를 가르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어디서나 영어가 통하고
어딜 가나 스타벅스 커피샵이 있고 어느 촌 구석에도 한국식당이 있고 인터넷 카페가 있는 그야말로 지구촌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로마에서는 로마식으로..’가 중요하기도 하다. 며칠간만이라도 색다른 생활을 해보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 외국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할 때 가방에서 고추장을 꺼내 놓는 일은 식당 직원이나 다른 나라사람들에게 뿐 아니라 아니라 우리끼리라도 너무 유난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아직도, 한국 사람들이 단체 관광으로 뷔페식당을 다녀가면 음식이 남아나질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음식을 싸갖고 나간다는 것이다. 믿어지지 않지만, 미국식 온천장에 한국 사람들이 와서 때를 민다는 소문도 있다. 이 쯤 되면 에티켓 이전에 기본 상식이 없는 제멋대로의 단체를 이끌고 다녀야하는 광광 가이드의 심정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 이번 주말 나 역시 멀리서 온 조카들을 데리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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