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스쿨은 디자인에 중점을 둔 교육의 선봉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은행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가렛 밀러가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최고경영자 코스를 듣고 있었다. 강좌가 시작되고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밀러는 자신이 아주 불편한 상황에 있는 것을 느꼈다. 마치 가죽장갑을 끼고 시야를 가리는 안경을 쓴 채 선물을 포장해야 하는 것처럼 거북함이었다. 밀러가 이 코스에 참여한 것은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교육현장의 현실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비즈니스 스쿨의 변신 노력을 소개했다.
고리타분한 경영수업은 경쟁력 상실
창의성·기술 혁신만이 기업생존 보장
유명대학들, 디자인 연구소 신설로 변신
‘삼성’경영진도 미 디자인 스쿨에서 수업
기업이 매니저들의 재교육 차원에서 다시금 대학에 보내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회사들은 어느 곳에 보내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지 고민이다. MBA는 일종의 행정학 분야에 속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창의성과 기술혁신을 요구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행정적인 기술을 익히는 것은 사실상 별 가치가 없다.
MBA에 등록하는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비즈니스 스쿨들은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업, 컨설팅사, 투자은행 등 고급 경영기술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업계에 합당하고 유능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 비즈니스 스쿨들이 변신에 애쓰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없으니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해 교육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최근 설립된 스탠포드 디자인연구소에서는 학생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혁신 문화를 창출하려 한다.
스탠포드대가 바로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디자인 연구소를 새로 설립됐다. 학생들에게 디자인 사고와 전략을 가르친다. 스탠포드 엔지니어링 교수 데이빗 켈리가 주도했다. 라이벌 비즈니스 스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학교 재정이 튼튼해진다는 생존전략의 일환이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일리노이 기술연구소의 디자인연구소가 미국에서 으뜸이다. 이 연구소는 이미 상당수 졸업생들을 유수한 기업에 보내고 있다. 연구소장 패트릭 위트니는 “단순히 디자인 분야뿐 아니라 기업전략, 마케팅, 연구 분야에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진출했다”고 자랑했다.
디자인 스쿨과 제휴해 재미를 본 비즈니스 스쿨도 있다. 카네기 멜론대의 테퍼 비즈니스 스쿨 MBA과정의 통합제품개발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디자이너, 마케팅담당, 엔지니어가 함께 수업을 받으면서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사라 베크먼은 UC버클리의 하스 비즈니스 스쿨에서 디자인을 가르친다. MBA과정의 학생들이 디자인 강의를 듣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베크먼은 “MBA 과정은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어왔지만 디자인은 문제를 발견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펜실베니아의 와튼스쿨은 최고경영자 프로그램에서 올 가을 ‘디자인, 기술혁신, 전략’을 주제로 한 강좌를 개설한다. 와튼 스쿨은 이번 강좌에 전세계 기업의 매니저들을 불러모을 계획이다. 디자인은 종종 기술혁신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는 점을 강조할 참이다.
많은 기업들이 이제는 아예 간부들에게 첨단 교육을 시키기 위해 회사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한다. 이를 이름 있는 디자인 스쿨에 의뢰한다.
한국의 최고 기업 삼성은 미국의 디자인 스쿨에 경영진들을 유학시켜 국제경쟁력을 제고했다.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경영진들도 종전의 방식으로는 첨예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자칫 방심하단 도태되고 만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경영방식을 배워야 한다. 창의성을 십분 살려야 한다. 비즈니스 스쿨이 내용 면에서 디자인 스쿨로 탈바꿈을 하는 추세가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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