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일부터 10일까지 산악등반에 경험 많은 미동부산악단체장 및 회원 26명과 함께 그림엽서나 사진에서만 보던 해발 3,500~4,000m 높이의 눈에 쌓여있는 정상에서 수많은 고봉들을 직접 답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알프스 여행을 했다.
우리 일행은 보통 주말마다 뉴욕시에서 가까운 베어마운틴 아니면 캣츠킬 지역 산 정도의 해발 300~400m의 야산등반을 즐겼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고 있는 유럽의 지붕이라고 할 수 있는 등반역사의 본고장 알프스를 간다는 호기심에 들떠 7월 2일 JFK 공항을 출발, 기내 밤잠을 자면서 8시간 후인 다음날 아침 스위스 쥬리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4대의 렌터카 앞뒤에 “미동부산악연맹 알프스 탐험”이란 로고가 있는 표지판을 부착하고 일정표에 따라 그린텔발트 마을 쪽으로 향했다.독일 국경 쪽에 가까운 동북 쥬리히에서 서남쪽 이태리 국경 쪽으로 가는 코스의 중간 중간에 여러 곳을 답사 코스로 잡았는데 첫 번째 간 곳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폭포인 라우터부르넨의 명물인 슈타유프 바흐(Staub Bach) 폭포와 트르멜바흐(Trummel Bach) 폭포였다.
계곡사이로 달리는 도중 깎아지른 산 절벽에서 눈 녹은 절벽폭포들을 감상하면서 라우터부르넨에 도착, 입장권(8달러)을 샀다. 특이한 것은 폭포가 계곡 깊숙한 협곡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고 (모두 우의를 입고) 45도의 동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물보라 치는 굴속으로 들어가야만 볼 수 있게 되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강물이 아니라 해발 4,000m의 고봉인 융프라우호 묀히, 아이거 산 사이의 8개의 빙하가 녹으면서 매초 20톤 엄청난 수량을 굴속의 지하로 떨어트리는 희귀하고 웅장한 장면을 보게 된다. 뒤틀고 휘감은 동굴 계곡 폭포물이 마을 계곡으로 나와 작은 강물이 되는데 물빛은 다른 시냇
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회 색깔이었다. 아마도 회색 암반과 바위들을 녹이고 통과하면서 생겼을 것이라 생각된다.
오는 도중에 인트레켄 마을을 끼고 있는 긴 호수가의 잔디밭에서 간단한 도시락을 먹으면서 바라본 푸르다 못해 진한 녹색의 호수에 비친 아름다운 알프스 산들은 그림엽서에서 보는 한 폭의 풍경화와 다를 바 없었다.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어서인지 일행 중 한 대원은 여권과 비행기 표를 넣어둔 재킷을 호숫가 나무에 걸어놓고 한참 오다가 다시 찾으러 가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오후 늦게 우리는 다시 유명한 융프라우호 마운틴이 있는 그린텔발트에 도착하고 다운타운 기차역 옆 호텔에 여장을 풀고 산악 마을을 구경한다.
아시아인들로 보이는 관광객의 90%가 일본인들이어서인지 일본관광안내소 밑에는 일본은행도 있다. 우리는 각자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베타호른 산 아이거 북벽산, 융프라우호 옆모습을 보면서 베터호른산 계곡 마을의 가장 자리에 있는 한 식당 앞마당에서 스위스산 맥주를 마시면서 계곡물 소리와 저녁노을의 경치를 만끽하면서 어둠을 맞이했다. 베터호른산은 알프스의 카렌다나 사진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명물인데 이 마을의 뒤 배경이 되는 웅장한 산의 위용을 자랑한다.깎아지른 산 벽이 마을의 안쪽 구석에 하늘을 덮고 있는데 제일 높은 산은 아니지만 북동 최전선에 있어 기상변화에 영향을 주고 날씨가 좋고 나쁜 것은 이 산에 구름이 끼었는가 안 끼었는가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어둠이 오면서 4,000m 정도의 산 정상 여러 곳에 별처럼 반짝이는 불빛이 보이는데 경험 많은 대원의 설명은 산 정상 가까이 도달한 등반객들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있는 지점의 표시라고 한다.혹시 맥주 버드와이즈나 하이네킨이 있냐고 물으니 스위스 산 맥주만 있습니다 라는 그들의 국산 애용정신을 새삼 느끼면서 다음날 산행준비를 위해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숙소로 향했다.<계속>
-미동부 산악연맹(구 미동부산악단체협의회) 홍종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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