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최고의 산간 휴양 마을이라고 하는 그린텔발드의 아침은 밝고 아름다웠다. 고대 독일의 캘트어에서 유래한 그린텔은 우거진 수풀을 말하며 울타리처럼 서있는 나무들이 빗장같이 외부와 차단되고 있다는 뜻에서 그린텔발드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해발 1,100m의 산악마을(인구 4,000명) 이어서 낮에만 잠깐 여름 기온이지 봄 날씨 같았다.
호텔 문 앞 역에서 등산전차를 기다리면서 한국인을 포함 수많은 조난자와 희생자를 냈다는 악명높은 3대 북벽(North Face) 중 하나인 아이거 북벽(3,970m)을 코앞 가까이서 바라본다.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험준한 산중에서도 거의 90도에 가까운 바위덩어리의 절벽산이어서 전문 산악 탐험 도전자들에게는 모험심을 불러 일으켰음에 틀림없다. 지난 밤 그 높은 봉우리 부근에서 반짝이던 곳의 등반객들은 지금쯤 정상에 깃대를 꽂았을까 하고 마의 북벽을 바라보는데 기다리던 등산 전차가 등 뒤에서 기적소리를 낸다.
그린텔발드의 대표적 산으로는 융프라우(Young Lady, 젊은 처녀/4,165m), 뮌희(4,105m), 아이거(3,970m) 등이 있는데 이 지역 최고봉은 민스트 호른(4,374m)이라고 한다. 또 이 마을은 산의 위용뿐 아니라 스키장으로도 유명해 세계 스키어들의 메카이기도 하다.우리 대원들은 등산전차를 타고 만년설에 덮여있는 산과 빙하를 보면서 25도 이상이 되어 보이는 산비탈을 올랐다. 이 유명한 등산전차는 해발 3,450m에 위치한 우리의 목적지 융프라우요호까지 올라갔다. 몇 분후 그린텔발드가 내려다보이면서 오른편 창문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고산의 목장지대에서 젖소와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왼편쪽 창문 밖으로 카메라를 꺼내니 마의 아이거 산 북벽이 우리 차를 덮칠 것 같이 솟아 있었다. 사진을 찍는 동안 해발 2,061m인 크라이네 사이택크 역에 도착했다. 이 작은 등산 전차역 마을에는 호텔과 식당, 기념품상 등이 있고 위쪽으로는 웅장하고 늠름한 아이거, 뮌히, 융프라우 산 등의 4,000m 고봉과 빙하가 펼쳐져 있었다.
등산전차는 다시 해발 2,320m인 아이거 그래차 역에 도착하고 다시 아이거와 뮌히의 암벽속으로 뚤린 터널로 들어가 아이거 북벽의 한복판인 2,365m의 아이거 반트 암벽굴 역에서 5분간 정차했다. 우리 일행은 굴 창문으로 많은 조난자와 희생자를 낸 빙벽과 만년설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다시 승차하여 바위굴을 들어온 지 40분 만에 종점인 해발 3,454m의 융프라우 요호에 도달했다. 다시 수직 암벽굴 엘리베이터로 (117m) 오르니 “여기는 유럽의 정상” Welcome 표시판(3,571m)이 나오고 우리 대원들은 융프라우 요호의 대빙하와 만년설에 펼쳐진 대 파노라마를 한동안 감상하고 기념촬영에 열을 올렸다. 수많은 산봉우리들은 눈과 얼음을 이고지고 흰구름에 쌓여 있었다. 이어 세계적 명물인 빙하동굴역에 도착, 빙하 동굴을 걷는 중간 중간에 얼음조각을 발견했는데 키스하는 펭귄, 각종 동물 모습 등이 한마디로 얼음조각 박물관을 연상케했다. 이곳에는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상관측, 고산연구소 등이 있다.
우리 대원들은 융프라우 요호의 설경을 만끽하고 유럽에서 가장 긴 아렛지 빙하탐사와 빙하의 궁전(얼음박물관)으로 내려와 등산 전차편으로 클라이네 샤이터 역에서 하차, 많은 조난자가 발생하여 마의 산으로 유명한 아이거(Eiger) 북벽 능선 및 루터를 따라 산행(2,560m)을 했다. 숲이 없는 산길에는 에델바이스를 닮은 이름 모를 각종의 고산화들이 산정상의 설경과 대조를 이루어 너무도 아름다웠고 내려다보이는 고산마을은 현대식 건물은 볼 수 없이 옛 100년전 전통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등산을 마친 후 다시 등산 전차편으로 호텔로 되돌아오니 여름날씨라 우리는 하루 동안 봄, 여름, 겨울의 3계절의 풍경을 즐긴 셈이다.<계속>
미동부 산악연맹(구 미동부 산악단체협의회) 홍종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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