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들은 백인 여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아 초기 우울증이 있음에도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헌터 뉴욕시립대 심리간호학 교수 겸 뉴욕가정문제연구소 이사장인 송근숙 박사가 지난해 가정문제연구소 주최로 4차례의 한인 여성 대상 우울증 세미나 및 자가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참가 여성 대부분이 우울증을 보이고 있으나 문화차이로 인해 자가 검진으로는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개인 상담을 통해서만 진단할 수 있었다.
송 박사에 따르면 미 정신학회에서 제작한 우울증 자가 진단 검사에는 ▲환청이나 환각 ▲입맛이 없고 ▲기분이 안 좋으며 ▲인간관계를 맺는데 어려우려 ▲불면증 등을 대표적인 우울증으로 꼽는다.그러나 한인들은 ‘입맛이 없다’는 말 대신 ▲‘소화가 안되며 속이 답답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또 미국인들은 환청이나 환각 증세를 보이지만 한인 여성들은 ▲‘신경이 쇠약해진 것같다’고 표현하며 우울하다는 표현은 대체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송 박사는 한인 여성들이 이민생활에서 문화 차이로 인한 스트레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과중한 가정 일로 받는 스트레스 등이 쌓여 우울증 초기 증상을 보이지만 이를 문제로 여기지 않고 ‘참고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 결론짓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송 박사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정신학회에서 우울증 자가 진단 검사로 우울증이라고 진단받는 한인 여성은 상태가 아주 심한 경우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한인 여성들을 위해서는 새로운 진단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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