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영목사(오클랜드한인연합감리교회)
예수님은 나중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얻는다고 말씀하고 있다. 구원의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시하는 말씀이다. 그러므로 잘 견디고 참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비교적 참는 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왔다. 특히 여성들은 더 그렇다. 옛말에 처녀가 시집을 가면 9년 동안 참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장님 3년, 이렇게 말이다. 근년에 들어 사회생활의 가치관이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보고 싶은 것 다보고, 듣고 싶은 것 다 듣고 사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세상이 변하고 보니 참는 일이 더 힘들어지고 견디는 일이 더 고통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참
음과 견딤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형언할 수 없는 큰 유익을 가져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견딘다는 말은 희랍어 원어로 후포모네(hupomone)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이 말은 영어로 abiding upon 또는 abiding under 라고 한다. 어려움이 있을 대 그 자리에서, 그 상황 아래서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어려움을 피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감내하고 지낸다는 말이다. 어떤 분은 이렇게 설명했다. 후포모네는 성난 파도가 사방에 일고 있는 바다에 물 위로 나와 있는 바윗돌을 잡고 있는 사람을 연상해 보라는 것이다. 바위는 요지부동이다. 폭풍과 파도가 몰려 와 바위를 치고 지나간다. 바윗돌에 의지하여 서있는 사람은 물에 젖는다. 그러나 바위돌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이상 그도 여전히 파도와 물결을 대하여 버티고 있게 된다. 그러한
자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내라는 말 정도 이상이라고 해야 한다. 어느 날 폭풍과 파도가 멈추었을 때 당신은 여전히 거기에 있게 된다. 이것이 후포모네라는 말이 가진 뜻이라고 설명한다.
구원을 얻게 하는 견딤과 참음은 어려운 일이 닥치고 고통이 가중될 때 그 어려움과 고통에 삼켜 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어려움과 고통을 통해 더 영광스러운 일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초대교회의 교부인 크리소스톰은 후포모네를 여러 덕 중에 여왕이라고 했다. 지금
은 힘들고 어렵지만 고통 뒤에 오는 축복을 보며 참고 견디는 것이 후포모네이다. 이런 견딤이 구원을 이루게 된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공자는 자신인지 무화해(自身忍之 無禍害)란 말을 했다. 자신이 참으면 재해가 없을 것이란 말이다. 신앙생활은 많은 경우에 인내로 결실을 맺는다. 예수님은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서 열매를 30배 60배 100배로 맺는 사람에 대해 설명할 때 이렇게 말씀했다. “좋은 땅에 있다는 것은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니라.” 신앙생활에서 참 복을 누리기 원하는 사람은 은혜가 충만하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우리가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심을 믿고 그 계획이 이루어지기까지 참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잃고 난 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참고 인내하여 처음 받았던 것보다 갑절의 복을 받아 누렸다. 현대인들은 조급하고 기다리기를 싫어한다. 빨리빨리 병에 걸려 있다. 예수의 사람은 후포모네, 나중까지 견디는 사람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할지라도 낙심치 않고 그 어려운 상황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마침내 경험하는 복된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