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봉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일용직 노동자 문제가 전면에 떠오른 가운데 11월8일로 예정된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이 문제가 중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일용직 노동자 문제에 대해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은 공화당의 제리 킬고어 주지사 후보 . 유세차 버지니아 남서부의 베드포드를 방문한 킬고어는 김학봉씨 피살사건의 범인이 발표된 30일 MSNBC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일용직 노동자를 위한 대기소 설치를 결정한 헌든 시에 대해 “그런 결정은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거나 불법체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미국에서 불법을 저질러도 일용직 구직 장소를 마련해 주겠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합법 이민자들이 그런 결정에 찬성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헌든 시의 일용직 대기소는 구직자들의 ID 확인도 하지 않지만, 일용직을 고용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이들 일용직들의 신원을 보장하는 듯한 인상을 받기 쉽다”며 “이런 현실은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며, 세금을 그런 데 사용하면 불법만 조장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민주당 팀 케인 주지사 후보의 딜레이시 스키너 대변인은 “불법체류자 문제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해결돼야 하지만 그건 연방정부의 할 일”이라면서 “우리는 지역 경제에 맞는 해결책을 채택한 헌든시의 결정권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스키너 대변인은 이어 “킬고어 후보는 이민자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대결구도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킬고어 후보의 발언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을 통해 통렬히 비판했다. 이 사설은 “킬고어는 보수 유권자들을 흥분시키기 위해 이 주제를 택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발가벗은 지지를 얻으려면 민감한 문제를 부채질해야 한다는 유혹에 그가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킬고어는 2백만명 정도의 유권자가 투표할 11월8일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이민자 문제가 중요한 쟁점임을 분명히 언급했다. 그는 “이민자 문제에 따라 투표를 달리하는 인구집단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민 문제는 10대 주요 쟁점 중 하나이며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킬고어의 이러한 언급은 북버지니아 지역에 대한 승부수이기도 하다. 지난 2001년 주지사 선거에서 북버지니아는 마크 워너 현 주지사(민주당)에게 56%의 지지표를 안겨줘 승리를 도운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이 2004년 선거에서 그랬듯 버지니아 공화당은 ‘도시는 민주당, 시골은 공화당’이란 도식의 재현을 원하고 있다. MSNBC는 킬고어 후보의 이민자 관련 발언 역시 이러한 ‘유권자 나누기’ 작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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