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대극 ‘자매바다’ 주인공
순한 미소 지우고 ‘욕망의 화신’으로
이윤지 화보
시트콤 ‘논스톱 4’의 발랄한 대학생, 드라마 ‘한강수타령’의 귀여운 셋째딸 등으로 낯익은 신세대 탤런트 이윤지가 누구도 부럽지 않은 ‘마이 웨이’를 걷기 시작했다.
주부들이 주로 시청하는 150부작 아침일일극, 그것도 5,60대를 배경으로 다루는 시대극에서 색깔있는 여주인공으로 이달 중순부터 마라톤과 같은 긴 여정을 시작한다. MBC ‘자매바다’(극본 이희우ㆍ연출 임화민 김근홍)에서 욕망의 화신 ‘춘희’역으로 깜찍한 볼우물을 지우고 날 선 눈빛을 번득인다.
현재 안방극장에는 ‘서동요’의 이보영 등 사극과 시대극 장르에서도 젊은 ‘여우’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윤지는 이같은 추세에 ‘태풍의 눈’ 같은 존재이다. 그럼에도 신인시절 나란히 스타덤을 두드린 동료들과 비교하면 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듯 보인다. ‘논스톱 4’에서 한솥밥을 먹은 현빈 한예슬 등은 어느새 ‘스타’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들이 부럽지 않느냐?’고 짖궂은 질문을 던졌다. 이윤지는 ‘씨익’하고 미소를 머금더니 “원래 자랄 때부터도 공부 등 무슨 일에든 단숨에 ‘확’ 타오르며 주목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요”라고 털털하게 말문을 뗐다. “거침없이 내색을 못해서 그렇지 저도 욕심은 많은 편이죠. 그리고 지금이 그것에 휘말리기가 십상인 시기고요. 하지만 지금 제 길이 훗날의 오류를 없애는 최선의 것이라 좋아요.”
데뷔 시절 ‘한국의 피비케이츠’라 불리며 착한 미소를 자랑한 이윤지가 ‘자매바다’에서 지고지순한 ‘천사표’ 언니(고정민)와 달리 목적을 위해 물 불 안가리는 차가운 동생 ‘춘희’를 연기한다는 것은 언뜻 낯설다.
헌데 ‘논스톱4’의 연기가 제일 힘들었다는 뜻밖의 고백을 전하면서 이번 배역에 자신감을 보였다.
“잘 놀지도, 까불지도 못하는 성격이라 시트콤 연기가 오히려 제일 비현실적인 것이었어요. ‘춘희’처럼 욕망에 충실할 수 있는 용기는 없지만 연기하면서 속은 후련할 것 같은데요.”
극중에서 이윤지는 성공을 위해 저명인사들이 출입하는 사교계의 명소에서 가짜 대학생으로 위장해 여대생 ‘기생1호’가 된다. 다재다능한 기생으로 변신하려고 수개월째 장구, 기타 등을 손에 굳은살이 배기도록 익혔고, 현재 일어 및 영어 개인교습고 받고 있다.
‘한강수타령’에서 공연한 고두심을 ‘제2의 어머니’로 생각하는 이윤지는 고두심이 책을 선물해주며 첫 장에 적어놓은 문구를 가슴에 새겨놓고 있다. ‘연기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인생의 중요한 것을 잃지 말고 살아라.’
인터뷰에서 그는 ‘춘희’의 솔직한 욕망에 애정이 가지만, 현재의 행복과 중심을 잃으면서까지 인기와 명성의 요란함을 쫓고 싶지 않다고 거듭 말했다. 이렇게 의젓한 84년생 아가씨가 또 있을까 싶다.
조재원기자 miin@sportshankook.co.kr
사진=박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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