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은 인생의 스승과도 같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미처 가르쳐주지 못한 것을 책은 보이지 않게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또한 책은 우리 인생의 등불도 되어 갈 길을 제시해주고 마음에 풍요로움을 전달해준다. 사실 인간은 그저 막연히 사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창조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사람이 살아가는 길에서 그 본질적인 과정은 대체로 같으며 삶에 대한 준열함 또한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과 친해지려는 마음의 자세를 갖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척박한 이민의 삶이 늘 바쁘게 동동거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독서시간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다. 생활 속에서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내 경험으로는 책 속에서 정신적인 세계의 고귀함을 알게 되면서 현실적인 탐욕과 아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은 좋은 책을 찾아서 읽었을 때의 경우다. 독서는 적은 비용으로 큰 것을 얻는 길이 되며 또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나만의 세계,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할 수 있다.
인생에는 항상 어려움이 찾아오기 마련, 삶에 지치고 정신적으로 피곤해졌을 때, 너무 힘든 일상에서 나 자신조차 돌아 볼 여유가 없어졌을 때도 한 권의 시집, 수필은 메마른 우리 영혼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의 꿈과 희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라는 끊임없는 자신에 대한 질문이 목마른 사슴처럼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글을 쓰는 동기가 되었다. 학교 다닐 때는 톨스토이의 ‘부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등 불후의 명작들을 탐독하며 인생의 깊이를 나름대로 생각해 본 기억이 난다.
미국대학 입학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중요시한다. 학교성적과 SAT 시험성적만으로는 알 수 없는 학생의 성품과 내면을 알기 위해서다. 그래서 미국 교육은 어려서부터 꾸준히 독서를 권면하고 있다.
지난달 내가 출석하고 있는 큰무리 교회에서 초등학생 한국말(성경이야기) 웅변대회가 열려 심사를 맡게 되었다.
주로 미국에서 출생한 어린이들이 참가했는데 또박또박 한국말로 웅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느 학부모는 자녀와 함께 한 달 이상 준비하며 연습했다며 아이가 모국어에 대한 관심, 표현력의 확장, 독서의 의미를 알게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제 한여름 땡볕 더위도 서서히 물러가며 조석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여름에서 가을로 푸른빛이 여위어 가는 계절, 정신을 살찌우는 양식으로서 한 권의 책이라도 들어보면 어떨까.
채수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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