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8일 아침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4,808m) 산록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산악도시인 샤모니(Chamonix, 1,030m)로 향했다. 스위스 쟈스페에 4시간이나 산맥을 넘어 알피니즘의 발상지이자 몽블랑 산군의 등반기지인 샤모니는 제네바 쪽에서는 1시간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세계 각국의 고봉 등반가, 스키어들의 메카이다.
1893년에는 세계 최초의 스키장이 개설되고 1924년에 세계 최초로 제1회 동계올림픽 대회가 열렸다. 특히 알파인(Alpine) 스키장은 유명하고, 스키 및 등산학교, 암벽훈련장 등이 잘되어 있다.샤모니 다운타운에는 세계 산악 운동의 선구자 드쇼술(De Saussure)과 팔머(Pi Balma)의 동상이 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몽블랑 산을 향해 늠름히 바라보고 있는데 팔머는 손을 들어 산 정상을 가이드처럼 가리키고 있다. 그들은 1786년 8월 8일 몽블랑 정상을 정복했다. 이 소식은 18세기 항해와 도전 탐험시대에 유럽사람들을 열기에 몰아넣었다고 한다.
이후 몽블랑은 유명해지고 샤모니는 산악활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학창시절의 몽블랑 만년필이 생각나고 음료수 에비앙(Evian)도 이곳 산맥에서 나온 물이다. 우리 대원들은 동상에서 3블럭 떨어진 곳의 산악박물관을 견학하고 저녁은 이곳 마을에서 호텔겸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 조문행씨 식당에서 매운탕과 상추쌈으로 기운을 얻었다.
조문행씨는 프랑스에서 유학 했고 ‘샤모니 몽블랑’이란 한국어판 컬러사진 책자도 만든 이로 한국인 등반객이나 여행객들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7월9일 아침 알프스 명물 중의 하나인 몽블랑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샤모니 역 아래에서 출발한 케이블카는 약 50명정도의 사람을 싣고 11분만에 해발 3,842m(표고차 2,812m)의 에규데미데 정상까지 올라갔다. 중간역 플랑드레기유를 통과하면 거의 수직에 가까운 상승을 하는데 받침 기둥이 없이 줄 하나로 오르니 신기하기만 했다.
여기에서 수평으로 곤돌라(4인승 작은 케이블카)를 타고 이태리쪽 국경의 엘브로네 산봉우리(3,466m)까지 장장 5km를 40분동안 왕복하면서 몽블랑 산맥의 수많은 봉우리와 빙하, 크레파스(얼음구덩이)를 감상할 수 있었다. 곤돌라는 구름 속으로 가다 날씨가 개어 햇빛이 나면 설경의 반사로 눈이 부셨다. 만년설의 산봉우리들과 아슬아슬하게 내려다보이는 계곡의 대빙하는 너무 황홀하여 숨이 멈출 지경이었다.
수백미터 아래로 등반객들이 검은 점들처럼 눈 위를 걸어가고 있었다. 곤돌라가 공중에서 여러 차례 멈추는 것은 웅장한 설경을 사진 촬영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내려다보니 아찔했다. 5Km를 왕복하는 동안 중간봉우리 기둥 하나만 있어 꼭 하늘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다. 이 케이블카는 프랑스 샤모니에서 이태리 국경을 넘어 북부 산악도시 꾸루마이어까지 총연장 15km에 달해 세계 제일이라고 불리우며 스위스 융프라우 등산전차와 더불어 알프스의 명물이다.
우리는 내려오는 중간 케이블카역에 내려 등반준비를 하고 구름이 맑아지기를 기다렸으나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고산기후는 변화무쌍해 종잡을 수 없어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아 위험한 산행을 포기하고 몽블랑 터널을 통과 이태리 꾸루마이어 쪽으로 향했다. 1965년에 개통했고 차로서 20~30분이나 걸리는 장장 11.6km의 이 터널도 또한 명물이다. 파리와 로마사이를 120km나 단축시키고 드라이브 코스로서 누구나 한번 가보고 싶은(케이블 카 라인을 따라가는 아래쪽) 터널이다. 꾸루마이어에서 이태리 쪽 몽블랑 산군을 감상하고 마을에서 샤핑도 즐기며 마지막 일정을 보낸 뒤 이튿날 7월10일 제네바 공항을 경유해 뉴욕으로 향했다.<끝>
<미동부산악연맹(구 미동부 산악단체협의회) 홍종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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