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ver Twist)
소매치기 소년의 해피엔딩 성장기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원작인 고아 올리버의 얘기는 데이빗 린이 감독한 흑백 명작(1948)에서부터 오스카상을 받은 뮤지컬 ‘올리버!’(1988)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여러 차례 영화화 됐었다.
이번에는 2002년에 피아니스트로 오스카 감독상을 탄 로만 폴란스키가 만들었는데 영화가 너무 직선적이요 고지식해서 신나는 재미나 감정적 동요를 느끼지 못하겠다. 폴란스키는 어릴 때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 갇혔다 살아났는데 그의 이런 어두운 성장기와 올리버의 그것이 매우 흡사하다.
영화는 반듯하게 제대로 만들긴 했지만 너무나 평범하고 극적 급박성이나 저변의 다양하고 격한 흐름이 빈약하다. 각양각색의 인물이 나오는 삶의 온갖 시련과 고난을 그렸다기보다 한 소년의 모험을 강조한 교과서적인 영화다.
올리버는 노동을 착취하는 고아원에서 밥을 더 달라고 했다가 쫓겨난다. 장의사에서 잠깐 일한 올리버는 무작정 런던으로 상경, 길에서 소년 소매치기 아트풀 다저를 알게 돼 다저의 소굴로 안내된다.
다저의 상전은 넝마 같은 옷을 입고 이빨이 여러 개 빠진 채 기름때가 반질반질 흐르는 머리를 한 허리가 굽은 수전노 페이긴(벤 킹슬리). 페이긴은 다저 외에 여러 명의 소년을 소매치기로 키우며 데리고 사는 사악하고 교활한 늙은이다(그런데 영화에서는 페이긴을 상당히 인간적으로 묘사했다).
올리버도 여기서 소매치기 기술을 배워 다저 등 동료 소매치기들과 함께 런던 거리를 휩쓸고 다니며 재주를 발휘한다. 그러다 부잣집 착한 노인의 보호 하에 미소년이 됐던 올리버가 다시 페이긴에게 돌아가 온갖 시련 후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것은 다 아는 얘기.
오스카상을 탄 킹슬리를 비롯해 올리버역의 바니 클락 등 주연 및 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특색이 없는 것도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PG-13. 아크라이트(323-464-4226), 그로브(323-69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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