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를 이용해 우리민족의 상징인 백색으로 광활한 미국대륙에 획을 그리는 전수천씨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21일 뉴욕에서 L.A까지 5,500km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열차는 뉴욕과 시카고, 캔사스 시티 등에 백색의 궤적을 남기며 한민족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하지만 문화관광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가기관과 유수의 기업들, 전수천씨의 사재 등을 모아 약 110만달러(11억원)의 예산을 투자한 만큼의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인트루이스 총무처 장관이 열차를 방문하고 인구 3만의 소도시 가든시티에서는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펼쳐지기도 했지만 열차는 기착한 각 도시 현지언론의 반응을 얻지 못하는 등 사전홍보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열차가 운행하는 내내 동행 취재한 외국기자는 뉴욕에 위치한 여행 잡지사 아트 아시아퍼시픽의 기자 1명뿐이었고, 세인트루이스 로컬 신문에 소개기사가 실린 것이 전부였다. 전씨는 프로젝트 성사가 늦게돼 사전 홍보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추후 공개될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드로잉 열차의 업적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중의 하나였던 ‘다양한 문화, 다양한 세계 가치관의 충돌이 하나의 지향점으로 향해 가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을지도 불투명하다. ‘프라이빗’ 열차로 분류된 드로잉 열차는 다른 열차들에게 우선권을 양보해야 했다. 또한 잦은 출발지연도 계획된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에 걸림돌이 됐다. 열차에 탑승해 있는 시간이 예정보다 많게는 5∼6시간이 더 소요되자 피곤에 지친 일행들은 열차 안에서 각자 휴식을 취하기 바빴다. 또한 외국인들을 탑승시켜 다양한 문화를 융합하자는 취지와는 달리 열차 안의 외국인들은 10여명의 ‘레일 크루즈’사 직원들이 전부였다. 기대를 모았던 프랑스의 석학 기소르망의 탑승도 일정상의 이유로 취소됐다. 애초 애리조나 사막에서 펼치려던 행사와 인터넷과 방송으로 기차 안을 생중계 한다는 계획도 예산 문제 때문에 무산됐다.
전수천씨는 이와 관련 열차가 아무사고 없이 달리고 있어 안심이라며 결과물은 두고봐야 하지만 우리민족의 정서가 담긴 흰색으로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 가슴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미 대륙에 한민족의 정체성을 심겠다는 취지로 거액을 들여 진행된 사상 최고가의 프로젝트가 꿈이 현실을 뛰어 넘은 퍼포먼스가 될지 일부에서 주장하는 ‘나랏돈 소모하는 무모한 짓’으로 남을지는 두고 볼일이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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