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깎을때면 ‘엉엉’이렇게만 하면 ‘하하’
행복을 온몸에 줄줄 흘려대고 있는 녀석이라고 해도 이발소나 미장원의자앞에 앉으면 금속성의 시린 목소리로 울어제끼기 시작한다. 그도 아니면 조개처럼 입을 다물고 온몸으로 긴장하며 잔뜩 동태처럼 얼어있다. 차가운 가위소리와 붕붕대는 전기가위의 낱섬과 위압에 눌려있을뿐 이발후에 새로 태어날 자신의 ‘귀여움’이나 ‘새로움의 멋’을 아직 모르는 나이. 아이는 ‘먼지처럼 이 자리에서 사라질 수만 있다면---’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부모는 그린 듯 조용하기만 한 저 아이 언제 울음보를 터뜨릴지, 언제 폭발할지 불안하기만 하다. 페어런츠 10월호가 아이의 헤어컷 쉽게 시키는 요령을 소개하고 있다.
뭐든지 처음이란 쉽지 않다. 일단 저지르고, 문을 열어버린 다음에는 수습만 잘하면 되지만 첫 시작 전에는 두렵고 망설여지고 여러모로 재게된다. 육아의 힘든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구에 새로 도착한 아이는 뭐든지 첫 경험이라는 의례를 통과해야 하는데 문제는 아직 어려서 뭐든지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무엇이던지 처음 경험하거나 시도할 때 부모의 가이드와 지혜와 선지식을 필요로 한다. 하다못해 익숙해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첫 헤어컷마저도 그렇다.
DVD나 게임기 이용
주의 다른데로 끌거나
집에서 ‘놀이’하면서
미리 헤어컷 연습을
■집에서 미리 준비시킨다.
이발소 가기 몇 주 전부터 머리깎는 가위와 심지어 붕붕 소리나는 전기가위마저 집에서 미리 사용해본다. 머리 자르는 시늉을 내보고 전기가위도 소켓에 꽂아 소리를 들으며 장난스럽게 즐겨본다. 실제로 첫 헤어컷을 하러갔을 때 아이는 훨씬 느긋해질 수 있다. ‘다 알고있다’는 듯이 여유마저 부리기도 한다.
■주의를 다른데로 끈다.
헤어컷 시작 전에 아이에게 물이 잔뜩 들어찬 물병을 주고 머리 자르는 동안 거울을 향해 물병을 쏘개 배려해주는 헤어드레서도 있다. 아이는 물을 쏘아대는 재미에 빠져서 자신의 머리 근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전자 놀이기구를 이용한다.
머리 자르는 동안 휴대용 DVD플레이어를 보게한다. 자주 허락되는 ‘재미’가 아니어야 함은 물론이다. 어린이용 쇼 한 프로를 보고있는 동안 머리손질이 간단하게 끝날 수도 있다.
■어린이 친화적 살롱을 이용
자동차, 보트, 비행기모양으로 된 의자를 마련해 놓고 꼬마손님을 반겨주는 헤어살롱들이 있다. 이런 샵을 찾다보면 머리 자르기는 ‘무서운 외출’이 아니라 재미난 나들이가 된다.
■예고편을 이용한다.
아들은 아빠와 함께, 딸은 엄마와 함께 헤어살롱을 찾아서 아빠 엄마가 먼저 머리를 손질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뒤에 앉아서 아빠 엄마를 지켜보는 아이는 ‘음, 저렇게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시간은 가고 머리는 다듬어 지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자신도 잘할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 바랄 것이다.
■헤어드레서 역할을 시켜본다.
장난감 미용기구 세트를 장만해서 집에서 미장원 놀이를 해본다. 아이가 미장원 주인이고 다른 가족은 고객이다. 아이가 이름을 불러 의자에 가족을 앉게 하고 미용기구로 머리를 매만진 다음 끝나고 난 후엔 캔디 한 개씩도 줘보는 역할을 해보면 자신이 헤어살롱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역할구분이 된다.
■접대용 음료나 과일로 만든 거미베어등을 준비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료수와 과자등을 준비해간다. 머리를 자르는 동안 과일 거미베어를 먹게하고 다 끝난 다음에는 초컬릿 우유나 과일주스등 아이가 좋아하는 음료수로 ‘보상’과 칭찬을 해준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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