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되면서 대학을 진학한 학생들은 기숙사로 떠나기 전 인사를 오는데 하루는 졸업 못한 친구를 데려와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나더러 방법을 찾아달라고 묻는 기특한 학생이 있었다.
그 친구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미국에 와서 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메그넷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ESL 수업이 없는 중학교에서 대충 눈치로 따라가면서 곧바로 정규 과목을 택하였고 고등 학교에 올라가서는 ESL 수업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힘들어졌으며 한인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결석이 잦아지다 결국은 거주지에 해당하는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야했다.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서도 기본 실력의 부족으로 학과목을 따라가기가 힘들었고 그로 인해 학교에 마음붙이고 공부하기에 어려움이 따랐으며 결국 졸업 학점 부족과 18살이 되었다는 이유로 성인 학교로 가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커뮤니티 칼리지라도 다니려하니 고교 졸업장을 요구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이었다.
고등학교에서는 각 과목이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사고력과 종합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Learning English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ESL과정을 통한 기본적인 문법은 물론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 독해력 뿐 아니라 본인의 노력, 그리고 가정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 자녀가 대학을 가기까지 적절한 때에 지도와 안내가 따라주지 못해 초등학교에 이민와서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아왔다.
내가 아는 J 역시 한국에서 초등학교 졸업을 하고 중학교 1학년 때 혼자 미국의 친척집에 유학 왔다. 과목 성적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학교 출석과 숙제를 무난히 따라가는 걸로 봐서 부모나 친척 모두가 그 학생은 미국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10학년이 되어서 부터는 몰라서 못하는 숙제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필요할 때마다 주위의 대학생에게 과외를 하여 중상의 성적을 유지하고 경쟁이 심하지 않은 4년제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에 들어가자 마자 Placement Test(배치 고사)를 쳐보니 정규 과목을 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영어 실력이어서 한학기 공부하다 스스로 자퇴를 했다.
저학년에 미국에 온 경우는 또래의 친구들과 놀면서 자연스레 언어를 습득하고 그 과정에서 영어를 읽고 쓰고 말하는 연습의 반복으로 언어의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언어 뿐 아니라 기초 영어 지식의 습득을 위해 학교에서 정규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단계별로 준비시켜주는 ESL과정을 거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학교 외에 예능, 운동이나 지역 사회 활동 등을 통해 사회성 뿐 아니라 문화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여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자연스런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자녀가 어떤 분야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 지 알아보고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한다.
초등 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와서도 실패하는 학생들, 대학을 졸업하고도 기초 영어 실력의 부족으로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학점과 학벌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좀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녀의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이곳 한인 사회는 한인 학생들의 기초 지식의 부족, 미국 대학 교육 제도의 정보 부족과 부모들의 언어 장애로 미국 사회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있어 자녀들이 주변을 맴돌 수 밖에 없고 필요할 때마다 한인 사회와 미 주류 사회를 넘나드는 그들의 고충 역시 충분히 이해가 갈 수 밖에 없다.
잠시 일손을 멈추고 자녀를 위해 한인 사회의 넘쳐나는 교육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귀울여보자. 한인 사회와 각 가정의 건강한 미래를 위하여.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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