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목사(얼라이언스신대원 교수)
곧 운명을 앞둔 어머니와 아들의 마지막 대화이다. “엄마, 어떡하지. 엄마와 같이 있고 싶지만 내일 경기는 팀의 플레이 엎 진출에 결정적인 경기여서 내가 꼭 던져야 해.” “아들아, 내 걱정말고 투수로서 네 사명을 다해라. 네가 사명을 당당하게 감당하는 것이 내게 가장 큰 기쁨이란다. 내가 거기까지 가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함께 할테니 걱정말고 가라. 그것이 남아의 길이다.”얼마 전 지병으로 소천한 로저 클레멘스의 어머니와 클레멘스의 이야기이다. 짤막한 대화 안에 클레멘스가 메이저 리그에서 84년 이래 22년간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강속구 투수로 군림한 원동력이 숨어 있다. 남편 없이 아들을 키운 엄마에게 있기 쉬운 자식에 대한 독점욕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죽음을 앞둔 병상에서도 자식을 사랑하되 탐욕적 사랑이 아니라 아들의 공적 사명을 더 중히 여기는 강한 어머니의 모습이 보일 뿐이다. 이러한 어머니의 훈육과 사랑 때문에 로저 클레멘스라는 영웅이 존재하는 것이다.
클레멘스는 현대의 영웅이다. 그 해 가장 탁월한 투수에게 주는 싸이영 상을 7회 수상한 유일한 투수이며, 아메리칸 리그 최우수선수상을 받은1971년 이래 첫 번째 투수이다. 삼진 수로는 놀란 라이언(5,714)에 이어 두 번째(4,492)이며, 2001년 뉴욕 양키스 시절에는 한 때는 20승 1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 뿐 아니다. 한 게임(9회)당 삼진 20개를 기록한 두 명 중 한명이고, 2004년 42세로 싸이영 상을 받음으로 최고령의 기록을 세웠으며, 2005년 년봉 1,8백만달러는 투수로서는 기록이다. 클레멘스는 43세의 나인인데도 아직도 열화의 강속구를 뿌리며 어머니가 소천한 9월14일 역투하여 팀이 경쟁팀인 말린스에게 10대2로 승리하도록 견인함으로 시즌 12승과 통산 43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이 승리가 더욱 값진 것은 어머니의 소천 소식을 듣고서도 흔들림 없이 역투한 클레멘스의 프로 근성 때문이다. 소아를 버리고 대의를 지향하는 영웅의 풍모이다. 과연 장한 어머니에 장한 아들이다.
어느 엄마 치고 자식이 성공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강한 아들을 만들기 위해 자식에 대한 소유욕을 버리는 현명한 엄마는 찾기 어렵다. 특히 남편 없이 키운 아들인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미국의 가정 회복을 위한 사역에 평생을 바친 제임스 답슨 박사의 말이 생각난다. “Love must be though”(사랑은 절제된 강한 사랑이어야 한다).
오늘의 어머니들, 특히 남편 없이 아들을 키우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훌륭한 아들을 원하는가? 아니면 당신 마음대로 주무를 만한 유약한 장난감 같은 아들을 원하는가? 훌륭한 아들을 원한다면 자식에 대한 소유욕부터 버려야 한다. 겨우 젓 뗀 사무엘을 엘리 대제사장에게 맡
겼던 한나처럼 자식이 사명에 매달릴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자신을 희생시켜야 하는 어머니들이 돼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