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모 단체에서 주관한 시민권 신청대행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내년으로 미룰까하다 갑자기 결정한 일이어서 네 명의 가족 중 본인 것만 인터넷을 통해 신청서류를 다운로드 받아서 작성하고, 다른 가족들은 행사 당일 작성하기로 하고 참가했다.
집에 돌아와서 다음날 아침, 집사람 시민권 신청서류 발송을 하기 전 다시 점검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오류를 발견하고 놀람과 흥분이 뒤섞인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시민권을 가지고 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신청서류 양식 10 페이지 중 9번째 페이지에 있는 ‘Oath Requirements’(미국 헌법지지, 미국정부형태, 국가에 대한 충성 등을 묻는 6가지 항목)을 모두 ‘NO’로 기재해버린 것이 아닌가. 만약 점검하지 않고서 그대로 발송했다면 결과는 명약관화한 사실. 심사하는 이민국에서는 Moral Hazard의 차원을 넘어서는, 시민이 되기 위한 기본적 자질도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으로 간주할 것이 분명할 터이다.
혹시라도 이런 유형의 사소한(실제로는 엄청난) 실수 때문에 시민권이 거절되거나 큰 우여곡절을 겪는다면 그 피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넉넉지 못한 재정상태에서 행사를 치러야 하는 해당단체의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사소한 실수가 신청자의 신분과 관련된 중차대한 일이기에 다시금 이런 류의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그날 처리한 60건 정도의 서류가 행여라도 잘못 처리된 상태로 발송되어진 것은 없는지 심히 두려운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다. 차후 시민권 신청은 유관단체의 협조 하에 특정단체에서 단독으로 전문화된 팀으로 대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짧은 소견을 피력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결단코 해당단체나 임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을 폄하하거나 비방코자 함이 아니라 이런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고취하고 우리 삶의 조그마한 행동규범으로 삼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혀둔다.
장용석/게이더스버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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