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1980년대쯤 가수 전영록이 노래한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사랑을 연필로 쓰면 쉽게 지울 수 있고 변경이 가능하다는 노래말입니다. 유행가는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덕이 많은 그 시대의 사랑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복수는 용서라고 했습니다. 슬펐던 일을 자꾸 떠올려 우울한 마음에 사로잡혀 있으면 나만 괴롭습니다. 화나게 했던 일, 기분 나빴던 일을 회상하며 분해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기에 성전에서 무릎을 꿇고 마음을 비우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체념도 하나의 슬기로움이라는 것을 살면서 깨달았습니다.
용서함으로 내 마음 속의 응어리를 지워 버리기로 작정하는 순간 마음에 평안이 찾아 왔습니다. 마음에 간직해서 괴로운 미움을 마음에서 지우고, 그 사람의 기억도 지워 버렸습니다. 우리의 인생 장부에서 지워서 보내고 놓아주고 싶습니다. 미워하는 마음은 희망 없는 아픔이요, 희망 없는 괴로움입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상대방만 피 흘리게 하는 싸움은 없습니다. 예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이 원수가 예뻐서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라 미워하고 성내는 일은 폭풍이 몰아치는 것과 같아서 상대방도 나 자신도 다 날려 버리기 때문입니다. 둘 다 가슴 한 복판을 칼로 베인 듯 고통을 당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정말 때 묻지 않는 순수함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성실함으로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조금은 모자라도 욕심 없이...아무 욕심 없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노랫말처럼 “인생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살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그런데 요술 지우개가 무엇일까...생각하는데 갑자기 이해와 용서, 사랑, 감사라는 단어가 가슴 속에 맴돌았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두움에 있는 자요, 살인이라고 했는데 왜 우리는 사랑하지 못하고 이기심으로 자신만을 생각하며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는지요...오늘
기도하는 내내 마음을 비우며 용서와 사랑 감사 회개하는 마음으로 얼룩진 감정의 때를 깨끗이 지우고 그 위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짙은 매직 팬으로 적어보았습니다.
희망이란 아이러니하게도 ‘고통’이라는 말과 함께 할 때 그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금 나에게 고통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희망은 마치 내 가슴 잘 보이지 않는 한구석에 살고 있는 엄마와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곳, 우리들 마음의 고향, 바로 어머님의 품안입니다. 나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고 싶습니다.평탄하고 즐거울 때는 잊고 살지만, 마음이 아플 때, 절망할 때, 다급할 때 나도 모르게 “엄마~”를 부르면 언제나 단숨에 달려와 따스하게 내 손을 잡아 줍니다. 희망은 우리의 영혼 속에 숨어 있는 보물 같습니다. 행복하고 기쁠 때는 잊고 살지만, 마음이 아플 때, 절망할 때 어느덧 곁에 와 속살거립니다. 이제는 정말 막다른 골목이라고 생각할 때, 가만히 마음속 깊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희망은 속삭입니다. “아니, 괜찮을거야. 이게 끝이 아닐거야. 넌 해낼 수 있어. 하나님은 낮의 해와 밤의 달이 너를 해치지 못하게 지켜주시잖아...”
그렇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좌절의 순간이나 방황의 순간, 위기 앞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건 두려움이 아니라 행복의 자잘한 열매입니다.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 매일 물과 햇빛과 바람이 필요하듯이 행복이 자라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살면서 지우고 삭제할 줄 하는 지혜로움도 필요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는 뜻 모르는 기쁨, 뿌듯한 희망이 보물찾기처럼 여기저기 숨어 있어 그것들이 보일 때마다 얼른 주어 가져야겠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보너스 선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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