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20년 가까이 흑인들을 위한 미용재료상을 운영하면서 겪은 가장 큰 애로점은 종업원문제였다. 구멍가게에서 출발했어도 사람을 잘 만나 잘 부리는 업주는 사업이 무럭무럭 자라 10년, 20년이 지나면 큰 사업체로 변신을 하지만 업체간 경쟁이 심해 이문이 점점 박해지는 상황에서 종업원에게 만족할 만한 주급을 주고 유능한 직원을 고용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경험이 적고 불확실한 가게 근처 흑인들을 임시직 파타임으로 시험삼아 고용하게 되는데 일일이 이것 해라, 저건 저렇게 해라 따라다니려니 차라리 내가 하는 것이 더 빠르고, 또 심심하면 눈치보며 물건을 훔치거나 자기 친구나 친척들에게 훔치게끔 손님을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주인을 보니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10년 전쯤 캐나다에서 친구네 가족이 방문해 그 주 일요일 킹스 도미니언으로 놀러가기로 했는데 그 사실을 아는 것은 가게 종업원밖에 없었다. 바로 그 일요일에 가게 뒤쪽 창고 벽을 뚫고 모션 알람이 장치되어 있지 않은 라인의 물건들을 몽땅 털어 가버린 사건이 있었다. 또 한 번은 뒤쪽 창고와 가게 사이 천장이 밑으로 축 쳐져서 뜯었더니 비싼 물건 껍질이 수십 개가 떨어지는 것이었다. 종업원이 창고에서 알맹이는 빼서 옷 속에 숨겨 내가고 껍질은 가게 쪽 천장 위로 휙휙 던져 그 무게에 천장이 휘어져내린 것이다.
결국 부부경영체제에서 회사경영체제로 키워보겠다는 꿈을 접고 ‘마음 편하게 생활비와 잡비나 벌면서 살자’로 방향을 바꾸고 아내와 같이 모든 험한 일을 다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꿈에 그리던 회사 체제로 키울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종업원이 없으니 마음대로 가게문만 잠깐 잠그면 화장실도 갈 수 있고 안심하고 밥도 먹을 수 있고, 몸이 괴로우면 장사 안 되는 날 골라 하루쯤 쉴 수도 있고, 혹 억울하게 종업원에게 송사 당할 염려도 없어 만고 땡이다. 미국에서 종업원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시한폭탄을 들고 있는 것과 같고 어쩌면 쓰는 것이 아니라 모시고 있는 꼴이 된다.
요즘 신문을 보면 허구한 날 뇌물을 받아먹은 고위 공직자,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아 개인적으로 착복한 정치인, 뇌물을 바치고 정경유착을 시도한 기업가 등으로 도배를 하고 있다. 구멍가게 운영이나 국가 운영이나 도둑이 정말 문제다. 이젠 노조까지 타락해 전 노조위원장 누구까지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하지만 국가는 내가 하는 부부 직접직영처럼 국가의 주인인 국민 직접운영으론 안 되고 국밍의 대표나 공복을 뽑아서 해야되니 더 어려움이 크다 하겠다. 못 먹으면 정말 무능한 바보인가.
임기명 <엘리컷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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