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스님(뉴욕한마음선원)

수행의 글을 보면 어디에서나 ‘놓아버리라. 나가 죽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일 수 있다. 며칠 전, 어느 목사님의 설교 책자가 있어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궁금해 읽어 보았다.

거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보았다. 사람들은 기독교와 불교가 다르다고 하지만 가르침의 핵심이 불교의 수행과 다르지 않다. 목사님 설교의 요점은 ‘나’라는 것이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가 죽기 위해서는 욕망과 생각이 모두 비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랬을 때 하나님이 나를 통해 사신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나’가 있으면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를 버리고 하나님이 나를 통해 사시게 하는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요점은 모든 수행에서 강조하는 ‘놓아버려라. 나가 죽어야 한다’는 도리와 일맥상통한다. 사람들은 어떤 관념이나 말에 자기를 동일시하여 자신과 자신의 것을 특별히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결국 어리석음이고 고통의 원인이다. 진리가 보편성이 없다면 어떻게 진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막무가내로 나오는 데에는 도리가 없다.

마음속에 있는 어리석음이 어떻게 표출되는지 자신을 바로 보기가 어렵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나타나고 있을 것이다.불교는 가르침의 흐름은 분명히 있지만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여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고 모든
것이 불교 아님이 없다는 광대함과 활짝 열린 시원스러운 자유가 있다. 난 그래서 불교가 좋다. 이러한 정신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인연이 너무 감사하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주인공 공부가 정말로 놓아버리는 공부가 되고 우리의 삶이 내가 죽는 실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는 것이다. 진리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에 모든 것의 바탕과 나아가는 곳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양한 길이 있고 깊고 얕은 차이는 있으리라.

나는 불교보다 위대하게 보이는 흐름을 보지 못했기에 불교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러나 무조건 불교만을 주장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 같다. 자기를 내세우면 추해지고 자기를 세우지 않으면 모든 것이 고귀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불교를 공부하면 지혜와 복덕과 가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자기를 버리고 주인공으로 사는 실천, 자기를 죽이는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없는 것이 법인 것이다. 생활 속에서 모든 것을 주인공에 맡겨서 주인공이 하게하는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내가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근심, 걱정을 하며 붙들고 있는 생각들을 주인공에 맡겨버리고 편히 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뭔가를 욕심내면서 목말라 하기보다는 있는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려고 해야 할 것이다.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해 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정말로 주인공에 맡기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진정 내가 죽는 공부이며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수행이 아닐까?

“좋다 나쁘다 분별하지 말고 모든 일을 하라.” 모든 것은 육신에 제한된 나가 아니라 주인공이 한다고 항상 기억하며 살라. 그러면 모든 일이 그대로 수행이다. 가르침의 핵심인 나를 버리고 주인공으로 산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죽는 공부를 생
각하게 해 주신 목사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공부하는 불자님들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