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개성을 바탕으로 훈련과 노력을 덫 붙여야
‘다음 주 쯤에는 아마...’ 올해는 늦는다면서 공연히 기다려지는 단풍. 또 한편으로는 세월이 아직도 좀 더 남아있다는 안도감도 있다. 항상 급한 마음으로 다니면서도 여기저기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하는 풍경에 저절로 눈이 가곤 한다. 뾰쪽한 나무, 둥그런 나무, 가지가 늘어진 나
무 등등 각양각색인 나무들이 잎이 물들기 시작하면 더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면서도, 옆의 나무를 흉내 내지 않고 그대로 같이 어울려 하나의 환상적인 숲의 풍경을 이루는 것이 경이롭다.
우리가 흔히 ‘자기만의 스타일을 연출하자’ 라든가 ‘내 스타일은 그게 아니야’ ‘저 사람 스타일은 맘에 안 들어’ 하곤 하지만 과연 그 ‘스타일’이라는 것이 뭔지 언제 한번 깊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스타일(Style)이란 단어는 원래는 사람마다 다 다른 [말하는 방법]이나 [글 쓰는 방법]에 대해서 붙이던 말이었던 것 같다. 옛날에 왁스에 글을 쓰던 뾰쪽한 막대기를 스타일러스(Stylus)라 했는데 요즈음 전자수첩 팜 파일럿에 글을 쓰는 팬도 그렇게 부른다. 말이나 글의 스타일은 물론
배우고 훈련할 수도 있지만 근본으로 타고난 그 사람의 성격과 능력을 아주 벗어 날 수는 없는 것이다. 요즈음 ‘스타일’란 말이 주로 그 사람의 옷 입는 데에만 적용되는데 실은 행동하는 것에까지 포함되는 말이다. 아무런 가꿈과 꾸밈이 없는 상태를 두고 특별히 ‘스타일’이란 말을 붙이지는 않는다. 물론 ‘꾸밈이 없는 스타일’이란 말이 있겠으나, 이것도 어디까지나 꾸밈이 없이 보이도록 한 노력이 뒤에 있기 마련이다.
인간은 노랑 주홍 빨강 쑥색..등으로 이루어진 단풍 든 풍경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있다. 타고난 모습을 바탕으로 더 멋지게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개성 있는 스타일을 얼마든지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이 나무와 인간이 다른 점이 아닌가 한다. 개성은 사회가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 스타일은 알게 모르게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회-책이나 영화 또는 부모나 어떤 특정 인물 -그 어디서부터인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미국사람들이 흔히 ‘저사람 참 스타일리쉬(Stylish)’하다 평할 때에는 작은 액세서리까지 일일이 신경 쓴 흔적이 보이면서도 자연스럽고, 또한 유행을 따르지 않았으면서도 시대감각이 있는 개성 있는 겉모습서부터 말하고 행동하는 것까지....그 사람의 생활태도가 다 포함된다. 난 편한
옷이 좋아, 녹차보다는 커피가 좋아, 유행하는 핸드백은 싫어 등등... 지금껏 내 스타일이라 고집해온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나도 스타일리쉬한 여성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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