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힘입어 3분기 순익 280억달러 불구
소비자·주유소들 불만 잠재우려 표정관리
한 시간에 4,500만달러어치를 팔아 하루 매출 10억달러를 올리고, 미국인 한 명이 평균 340달러 체크를 보낸 곳은? 정답은 석유회사 엑손 모빌이다. 엑손은 27일 3·4분기에 매출 1,007억달러, 순이익 9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별 매출로는 역사상 어떤 다른 기업도 거두지 못한 사상 최대다. 순이익도 전문가 예상치 86억달러를 훨씬 웃돈다. 엑손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자 소비자 보호단체와 정치인들이 아주 분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석유 메이저 회사들은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휘청거리는 소비자나 주유소 업주들의 불만을 의식해서다.
■“석유 회사 배만 불린다”
엑손의 순이익 99억달러는 MTA 일일 이용권 33억장, 허머 H1 알파 7만7,100대, 레귤러 개솔린 35억4,839만갤런, 애플 i파드 3만3,001대를 살 수 있는 돈이다.
납세자와 소비자 권리재단의 제이미 코트는 “엑손의 경이적인 실적 발표를 듣고 석유 업계가 우리를 착취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엑손을 포함한 어떤 석유회사도 1976년 이후 새 정유시설을 짓지 않으면서 공급량을 죄여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새뮤얼 보드먼 연방 에너지부장관도 27일 상원 에너지위원회에 출석, “석유회사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공급량을 확충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빌 프리스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도 석유 업계가 부당한 이익을 올리는 건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록적인 3분기 기록적 이익
26일 아시안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세계 5대 석유 메이저의 3분기 순이익은 총 280억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 업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3분기 순이익이 6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로열 더치/셸 그룹도 90억달러라고 밝혔다. 3분기 현재 5대 메이저의 장부상 보유 현금도 9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단 바람은 피하자”
따가운 소비자 시선에 석유업계는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JP모건 증권의 제니퍼 로랜드 애널리스트는 “석유 메이저들은 점점 커지고 있는 정치적 압력을 의식해 실적 호전 사실을 요란스럽게 떠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레이몬드 엑손 회장이 27일 발표한 성명도 이런 우려를 잘 반영한다.
그는 “엑손은 허리케인 이후 시설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회사 직영 주유소의 개솔린 가격을 정할 때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있으며, 독립 소매업체와 유통사에도 똑같은 주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 메이저들이 허리케인 피해 사실을 부각하면서 피해 복구비를 늘리거나 향후 영업둔화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도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