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관계에서의 행동 분석

시장구조란 제품의 특성과 경쟁자의 수를 기준으로 각 시장의 특징적 현상을 규정하는 것이다. 시장내의 제품이 차별화가 되어 있는지, 경쟁 기업의 수가 한 개인지, 여러 개인지 등을 기준으로 시장을 구분하게 되는데, 시장구조를 탐색함으로써 각 경제 주체들의 행위들을 분석하고 자원 배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그 기업이 속한 시장의 구조가 중력처럼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양한 경쟁전략을 바탕으로 활동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기업이 속한 시장의 구조적 특징의 영향을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다.
경제학 교과서는 대개 시장구조에 대한 설명을 완전경쟁시장에서 출발한다. 그 시장에는 무수히 많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있어, 어느 특정한 경제 주체가 시장 가격의 결정에 전혀 영향을 끼칠 수가 없다. 비슷한 사람들의 집합적 행동의 결과로 정해진, 흔히들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하는 가격을 그냥 받아 들여서 옆 사람이 어떻게 하든지 신경 쓸 필요 없이 나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완전경쟁시장은 존재하기 힘들지만, 이러한 단순화를 통해 구체적 경제 행위의 근저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그러고 나서 가정을 조금씩 완화해 가면서 현실성을 높여 가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장은 다수의 수요자와 소수의 공급자로 구성된 과점시장이다. 이 시장의 특징은 각 참여기업들의 행위가 시장의 가격 형성이나 경쟁 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 기업은 상대 기업의 반응을 감안한 의사 결정을 내리게 된다. 즉, 우리가 고스톱이나 카드 게임을 할 때와 유사한 상황이 되는데, 그래서 이를 설명하는 이론을 게임 이론이라 부른다. 이 이론은, 한 집단, 특히 기업에 있어서 어떤 행동의 결과가 게임에서와 같이 참여자 자신의 행동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동시에 다른 참여자의 행동에 의해서도 결정되는 상황하에서, 자기 자신에 최대의 이익이 되도록 행동하는 것을 분석하는 수리적 접근 방법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로버트 오먼 헤브루 대학 교수와 토머스 셸링 메릴랜드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는데,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두 교수가 게임이론을 통해 경제적 행동 분석에서 갈등과 협력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켰다”면서 “경제학의 지평을 경제학 밖으로까지 넓혔다”고 수상 배경을 밝혔다.
게임이론이 노벨상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1994년인데, 그해 존 내쉬는 다른 두 사람과 함께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다. 그는 2001년 개봉되어 작품상을 비롯 4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데, 1928년에 태어나 20대 초반의 나이에 비협조적 게임에서 균형이 존재함을 밝힘으로써 게임이론의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하게 된다. 지금도 게임이론에서는 각 참가자들이 상대방의 전략을 주어진 것으로 보고 자신에게 최선인 전략을 선택해서 만들어진 결과를 내쉬 균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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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태
<퍼스트스탠다드은행 국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