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장점유율 50%서 22%로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GM이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기업으로 여겨지던 GM의 주가는 지난 17일 한때 18년만의 최저치인 20.60달러까지 추락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44%나 폭락하며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시가총액이 120억달러로 줄었다.
총부채 2,760억달러… 투자자들 외면
경쟁력 상실·회계부실·노사분쟁 원인
“파산신청 안해…사업 개편으로 돌파”
■GM의 추락
GM은 70년대 미국 시장점유율 50%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도요타 등 일본 메이커와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추격을 받으며 올해 10월 기준으로 미국 시장점유율이 22.1%까지 떨어졌다. 이 달 초 근로자들과 의료비 지원 삭감 협상을 가까스로 타결시키며 회생의 전기를 마련하는 듯 했지만 회계처리 문제가 드러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들로부터 이미 ‘정크본드’로 취급받고 있는 GM관련 채무는 310억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GM어셉턴스가 발행한 채권까지 포함하면 총 부채는 2,76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의 이유
1931년 이후 73년째 매출 세계 1위를 질주해온 GM의 끝없는 추락은 북미지역의 심각한 영업부진, 자회사였던 부품업체 델파이의 파산, 2001년 분식회계 사실 공개, 아시아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 노사 분쟁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 파악에 실패하며 추락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GM은 차량 안전도와 패밀리 카로서의 이미지를 앞세워 마케팅에 나섰지만 결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데 실패했다. 고장 발생률이 낮은 일본 차량에 비해 잔고장 발생이 빈번했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또 도요타 렉서스와 혼다 애큐라가 고급 브랜드로 승승장구하는 데 비해 GM의 캐딜락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려주지 못했다. 여기에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GM의 주력 모델인 SUV와 픽업의 판매가 급감한 것도 몰락의 요인이 됐다.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과다한 의료 및 복지비용도 GM의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GM은 퇴직자들에게까지 평생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높은 인건비도 GM의 성장을 가져오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GM의 근로자 시간당 인건비는 임금 25.58달러, 휴가비 5.99달러, 의료보험 26달러, 사회보장 2.95달러 등 총 65.90달러로 경쟁업체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전망
GM의 릭 왜거너 회장 겸 CEO는 최근 직원 32만5,000명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파산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그는 “파산 신청을 할 아무 계획도, 전략도, 의도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GM의 탄탄한 재무제표와 유동성을 강조하며 기존의 미국 사업 개편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적 악화로 웨거너 회장에 대한 사임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되면서 리처드 왜거너 회장에 대한 사임 압력도 커지고 있다. 지분 9.9%를 소유한 대주주 커크 커코리언이 뒤를 이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GM은 지난 14일 또다시 직원가 할인 판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판매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출혈 경쟁으로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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