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러데이 시즌에 많은 사람들이 새로 갖게 되는 것중 하나가 장난감이다. 어른들은 장난감이라면 ‘아이파드’나 평면 TV 같은 걸 생각하겠지만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어디까지나 장난감이다. 그런데 겨우 한달 전에 나온 제품 하나가 벌써부터 ‘e 베이’, ‘토이저러스’및 기타 업체들로부터 올 할러데이 시즌의 ‘핫 아이텀’으로 점쳐지고 있다. 100달러짜리 교육용 장난감 ‘플라이 펜탑 컴퓨터’가 그것이다.

100달러짜리 교육용 장난감
한달 전 출시 e베이 등서 불티
특수 종이위에 글씨를 쓰면
학습·게임·농담 등 자유자재

랩탑, 팜탑, 데스크탑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장소를 의미하지만 펜탑 컴퓨터 ‘플라이’는 펜 위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플라이’는 펜이다. 두툼한 볼펜인데 이 제품 제조과정에서 자문한 소비자들이 펜 컴퓨터라고 하는 것보다는 펜탑 컴퓨터라고 하는게 더 멋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플라이’가 뚱뚱한데는 이유가 있다. AAA 사이즈 배터리 하나와 컴퓨터 칩, 스피커와 작은 카메라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펜이 그 모든 교육적, 양방향적 기능을 다 하려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점들이 표면에 찍혀있는 특수 종이가 필요하다. 그 위에 글씨를 쓰면 펜은 그 점들과 카메라 덕분에 현재 위치를 항상 알고 있다.
‘로지텍’을 비롯한 몇개 회사들도 꼭같은 테크놀로지를 성인용으로 내놓고 있으나 한번도 인기를 끌어본 적이 없다. 그 펜들은 사람이 쓴 내용을 텍스트가 아니라 그래픽 파일로 저장만 했다가 나중에 윈도우스 컴퓨터에 옮겨준다.
그렇지만 ‘플라이’의 제조사 ‘립프록’은 훨씬 큰 야심을 갖고 이것을 만들었다. 8~14세 연령층을 겨냥한 이 펜탑을 쓰는데는 PC가 필요하지 않다. 대신 펜의 스피커에서 분명하고 즉각적인 소리가 흘러 나온다. 예를 들자면 세계 지도상의 어떤 나라를 펜끝으로 치면 그 나라의 수도 이름을 말해주거나 국가를 틀어주는 식이다.
또 ‘플라이 오픈 페이퍼’라는 백지에 맨 첫문자를 쓰고 동그라미를 치면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도 있다. 동그라미 안에 N자를 그리면 노트패드 모드가 돼 글씨를 쓸 수 있는데 쓴 내용을 펜이 읽어준다. 스케줄러(S에 동그라미)에 “오후 3시45분 학생회 모임”이라고 써놓으면 바로 그 시간에 펜에 저 혼자 켜지면서 약속 내용을 적힌대로 말한다. 계산기(C에 동그라미)는 계산기 단추들을 그리고 하나씩 건드리면 계산 과정과 결과를 말로 해준다.
이런 기초 프로그램들은 모두 펜 꼭대기 흰 플라스틱 뚜껑에 저장돼 있고 추가로 스페인어, 산수, 철자법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중 산수는 곱셈과 뺄셈이 중심이다. 함께 들어있는 그래프 종이에 산수문제를 쓰면 마치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나 교사처럼 ‘플라이’가 작은 목소리로 1을 올리는 것을 잊어 버렸다거나 소수점을 잘못 찍었다는둥 문제 푸는 아이를 거든다. 답을 다 낸 다음에야 틀렸다고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플라이 스루 테스트’는 6~8학년 학생들이 웹사이트(flypentop.com)에서 수학, 과학 또는 사회 과목의 선다형 퀴즈 문제를 다운로드해 풀게 한다.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의 각 챕터가 시험 내용이다.
학과공부만 시키는게 아니다. 오리지널 소프트웨어 카트리지에는 게임, 농담, 부활절 달걀까지 들어 있고 인터랙티브 베이스볼 카드인 ‘플라이볼’ 매일 일기를 쓰라고 일깨워주는 ‘플라이 저널’등도 따로 구입할 수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