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블랙 프라이데이’의 열기가 영하의 날씨를 녹였다. 해마다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을 기해 대형 상가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물건을 싼값에 파는 이 날을 맞아 워싱턴 일대의 상가 주차장은 목요일(24일) 저녁부터 샤핑객들로 주차장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프린스 윌리엄에 위치한 포토맥 밀스 몰에선 개장 시간인 오전 7시가 되기 훨씬 전부터 3백여명의 샤핑객이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장을 기다렸다. 고객 한명에 1천달러짜리 상품권을 무료 증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포토맥 밀즈 몰 측은 추운 날씨를 고려, 고객들이 몰 내의 실내에서 대기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이 몰 근처의 전자제품 판매점인 서킷 시티에서도 목요일 밤 10시부터 대기 라인이 생기기 시작했다. 새벽 1시쯤 52명으로 늘어난 대기자들에게 서킷 시티 측은 번호표를 나눠줬고, 뒤이어 도착한 ‘지각 손님’들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말이 ‘검은 금요일’이지 사실상 목요일 밤부터 서둘지 않으면 빈손으로 돌아서야 하는 양상이다. 서킷 시티는 이날 노트북 컴퓨터를 1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했다.
웃브릿지 월마트 앞에서도 개장 시간인 새벽 5시를 앞두고 수백명이 대기했으며, 문을 열자마자 저가에 내놓은 컴퓨터가 바로 동이 났다. 컴퓨터를 ‘놓친’ 고객들은 경쟁적으로 다른 상품으로 카트를 가득 채웠다. 이날 월마트는 ‘게임보이’ 게임기를 48달러에, 휴대용 DVD 플레이어를 68달러에 내놓았다.
작년 블랙 프라이데이에 새벽 6시 개장했던 일부 상점들이 올해는 새벽 5시로 시간을 앞당기면서 기회를 놓친 한인들도 많았다. 매나세스의 ‘베스트 바이’를 새벽 3시에 찾아간 한인 남성은 이미 1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을 보고 샤핑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 전자제품상에선 오전 5시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샤핑 카트가 바로 동났고, 한 여성은 TV 두 대를 바닥에 끌면서 계산대까지 이동하는 투지를 보이기도 했다.
대형 장난감 상점인 ‘KB 토이스’는 이날 한 개를 사면 한 개를 무료로 주는 ‘바이 원 겟 원’과 함께 1백달러 샤핑당 20달러의 무료 상품권을 증정했다.
연말 샤핑시즌의 첫 연례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에서 연중 다섯 번째 정도로 매출액이 많은 날이다. 소매점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 샤핑액이 작년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개스값 인상 등에 따라 “샤핑액을 줄이겠다”는 소비자들도 많은 편이라 향후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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