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고 저렴해진 무선 테크놀로지 덕에
택시·햄버거 가게 등 야외업소 이용 늘어
란초 산타 마가리타에서 골프를 가르치는 미셸 두비는 레슨이 끝나면 ‘블랙베리’를 꺼내든다. 다음 약속도 정하고 수강료도 받는데, 블랙베리를 이용해 크레딧 카드를 긁는데는 단 몇초가 걸릴 뿐이다. 그렇게 하면 따로 디파짓하러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된다. 학생들도 깜짝 놀라면서 좋아한다.
골프 코치는 물론 플러머, 리무진 운전사, 벼룩 시장의 상인, 기타 가지가지 상점들이 보통 셀폰에 연결된 카드 긁는 장치, 또는 카드를 긁게 만들어진 소형 장치를 가지고 다니면서 크레딧 카드나 데빗 카드를 받기 시작하고 있다. 무선 네트웍이 전국적으로 형성되고, 그를 이용하는 장치들이 가격이 내려가고 믿을만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미 몇몇 식당에서는 웨이터가 고객의 테이블 옆에 서서 크레딧 카드를 긁는다. 유럽에서는 벌써 그렇게 하는 곳이 많다. 어떤 렌트카 회사는 자동차를 돌려주러 온 고객을 주차장에서 체크아웃 시켜준다. 대형 백화점이라면 옷들이 걸려 있는 곳에서 점원에게 물건값을 치르며, 식품점의 샤핑 카트에 스캐너와 카드 해독기가 장착될 날도 머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은 다 와이어리스 커뮤니케이션의 발달 덕분에 가능해진 것이다. 사실 무선 크레딧 카드 결제는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지난 1,2년 사이에 와이어리스회사들이 네트웍을 개선시키고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장치들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전화회선을 이용하는 결제기계보다 더 나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카드 긁는 장치가 부착된 블랙베리.
‘도미노스 피자’는 일찌기 무선 터미널을 시험했다 현재 중단 상태다. 배달원들이 크레딧 카드 결제 장치를 허리에 차고 운전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고 또 잘 부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클라호마 시티에 본사가 있는 드라이브인 식당 체인 ‘소닉’의 경우에는 위성을 이용한 크레딧 카드 터미널 3,000개가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손님들은 차를 세우고 식사를 주문하면서 크레딧이나 데빗 카드로 대금까지 지불한 후 점원이 음식과 영수증을 가져오기만 기다리면 된다.
이 기술이 없을 때 카드로 지불하려는 손님은 점원이 오기를 두번 기다려야 했다. 처음에 와서는 카드를 받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가 지불 처리를 할 것이고 두번째는 음식과 영수증을 가지고 올 것이니 말이다. 유선전화를 이용해 카드 결제를 하는데 30초가 걸리는 반면 위성 터미널을 이용하면 단 6초가 걸릴 뿐이다.
‘소닉’을 포함한 모든 소매업자들은 손님들은 지갑 속에 든 현금 액수에 제한을 받지 않을 때 돈을 더 많이 쓰는 경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델라웨어강에 띄운 배에서 여름철에 래프팅이나 카누를 타러 온 관광객들에게 핫독을 파는 그렉 크랜스는 5년전 크레딧 카드를 받을 수 있는 셀폰을 장만한 이후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한다. 아울러 모든 카드 판매액과 일일 매출 통계가 자신에게 통지되므로 종업원 절도도 덜 걱정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강물에 떠 있는 핫독 스탠드에 커다랗게 “크레딧 카드 받습니다”라고 간판을 걸어 놓고 있는데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보안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무선장치로 전달되는 카드 정보들은 유선 장치 이상가는 고도의 암호화 과정을 거친다. 또 은행들은 카드를 긁어서 그 정보를 온라인으로 전송하는 소매업자에게는 고객의 크레딧 카드 번호를 전화로 알려주고 지불 승인을 받는 상인들보다 수수료를 덜 부과시킨다. 샌호세의 터미널 제조사 ‘베리폰’의 폴 라소리 부사장은 “평균 비용이 월 20~30달러로 전화선 하나 유지하는 것보다 싸다”고 말한다.
소규모 상점이라면 카드를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셀폰을 마련하는데 200~250달러가 드는데 그 비용은 매출 증가및 카드 사용 수수료 하락으로 금방 메꿀 수 있다. 셀폰은 가격은 싸지만 인터넷이나 위성을 이용한 무선 시스템보다 속도는 느리다. 그러나 비싼 시스템을 사용할만한 업종도 있다. 예를 들어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점심 2시간에 하루 장사를 거의 다 하는 다운타운의 샌드위치 가게라면 크레딧 카드 결제 한건에 30초 걸리는 전화회선이 아니라 2초면 끝나는 무선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현재 정교한 전화회선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대형 소매점들이 무선 시스템으로 전환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것은 불가피한 추세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무선지불 테크놀로지는 속도가 빠르고 더 많은 데이타를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가 인벤토리 추적이나 고객 보상 프로그램, 술이나 담배를 사는 사람들의 신분 확인 같은 기능들도 추가시킬 수 있다.
이미 일부 소매점들은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길게 줄서서 기다리기 싫어서 손님들이 집었던 물건을 도로 놓아 버리는 일을 막기 위해 이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애플 컴퓨터가 11월부터 일부 매장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 물건을 고르고 있는 손님에게 점원이 다가와 휴대하고 온 장치로 그 자리에서 계산을 해주는 것은 상인의 입장에선 고객의 충동구매를 더욱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무선 터미널의 간단함과 편리함은 실용성으로 연결되고 있다. 뱅쿠버에 본부가 있는 1-800-GOT JUNK?는 사람들 집으로 트럭을 보내 쓸데없는 물건들을 치워주는 비지니스로 북미주 전역에 프랜차이즈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에 모든 운전기사들에게 소형 터미널을 지급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서 출장식 개 이발업을 하는 케리 에반스는 예약상황도 추적하고 카드 지불도 처리하기 위해 블랙베리를 이용한 시스템을 설치, 곧 4명의 직원에게 이용하게 할 예정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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