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드링크
로드 아일런드주 미들타운에 사는 자동차 정비공 탐 카브레라(27)는 매일 출근 길에 ‘소비 노 피어’ 에너지 드링크를 한 깡통 마신다. 퇴근하고 체육관에 가는 길에 또 한 깡통을 마시는 그는 그것을 마시지 않고는 하루를 견딜 수 없다고 말한다. “축 처져 있다가도 마시면 힘이 불끈 솟는다니까요” 카브레라 같은 열성 고객 덕분에 카페인이 가득 든 에너지 드링크는 930억달러 규모의 미국 음료업계에서 최고속 성장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에 2, 3달러나 하는 에너지 드링크의 매출은 미국 시장에서 올해 61%나 신장됐다.
매출 초고속 성장 시장규모 연 930억달러
청소년들까지 입맛뺏겨 영양학자들 우려
8년전 미국 시장에 소개된 이래 3억달러짜리 시장을 일군 에너지 드링크는 향후 2~3년간 그 어떤 음료보다 더 많은 이윤을 음료업계에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미국내외 주요 시장에서 일반 소다의 매출은 보합 또는 감소세다.
그러나 이 음료업계의 효자상품에 과학자들과 영양학자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에너지 드링크는 소다와 비교할 때 설탕은 비슷한 양, 카페인은 3배나 많이 들어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에너지 드링크의 인기는 중독성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다. ‘풀 스로틀’ ‘록스타’ ‘아드레날린 러시’등 자극적인 이름을 달고 10대 청소년들사이에 카페인 중독만 확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카페인은 아이들에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행동과잉 증세를 일으키며 성장기에 절대 필요한 영양소인 칼슘 배설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조사들은 에너지 드링크는 아동 상대 마케팅을 하지 않으며, 카페인 함유량도 커피 한잔보다 많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와 아르헨티나는 카페인 함량이 현재 수준인 에너지 드링크 판매를 금지시킨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매출은 계속 급증하고 있다. 올여름에 ‘코카 콜라’사 간부들이 분석가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업계 전체가 에너지 제품으로 인해 2005년부터 2008년에 벌어들일 추가 이윤은 5억4,000만달러로 일반 소프트드링크의 2억1,000만달러, 병물의 1억3,000만달러, 스포츠 드링크의 2억9,000만달러를 크게 능가하고 있다.
에너지 드링크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는 코카 콜라는 국면전환을 위해 지난 1월 ‘풀 스로틀’을 내놓은데 이어 지난 주에는 1970년대에 발매된 이후 20년간 매출이 별볼일 없었던 브랜드인 ‘탭’을 여성용 에너지 드링크로 전환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또 ‘파워에이드’ 스포츠 드링크에 카페인을 첨가한 제품도 시판할 예정이다.
2001년에 ‘사우스 비치 베버리지 캄퍼니’를 합병해 ‘소비 노 피어’와 ‘아드레날린 러시’를 소유하고 있는 ‘펩시코’는 이달부터 ‘마운틴 듀’에 카페인을 더 넣은 ‘마운틴 듀 MDX’를 발매한다.
그러나 비판하는 사람들은 에너지드링크가 이처럼 잘 팔리게 된 것은 소비자들이 매일 마시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 한번에 서너병씩 들이키면서 신체적으로 중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행동생물학을 가르치는 롤랜드 그리피스 교수는 중독및 금단 현상을 나타내는데 필요한 카페인의 양을 하루 100밀리그램이라고 말한다. 표시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에너지 드링크 한 깡통에 든 카페인의 양은 크기에 따라 80~100밀리그램이며 8온스짜리 컵에 든 커피에는 100~150밀리그램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일부 브랜드들은 이 중독성을 오히려 부각시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영양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성인이 아니라 아이들이 카페인에 맛들이게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바쁘고 하는 일 많은 틴에이저들이 음식은 제대로 먹지 않고 에너지 드링크나 마시고 다닐까봐 걱정이라는 것이다.
‘소비’‘몬스터’‘록스타’와 몇가지 제품은 “어린이, 임신부와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고 자발적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어린이’에 대한 정의가 언제나 명확한 것은 아니다. ‘코카콜라’와 ‘펩시’는 20세 이상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말하지만 ‘몬스터’ 브랜드 제조사인 ‘핸슨 내추럴’은 자기 회사 제품이 13세 이상에게 적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카페인 이외에 에너지 드링크 속에 들어있는 기운을 내게 해준다는 성분들도 문제다. 일찍 이에 눈을 돌린 것은 유럽의 보건 관계자들로 프랑스는 2000년에 ‘레드 불’을 판매금지시키면서 카페인과 아미노산 타우린, 인체에서 만들어져 신진대사에 사용되는 당류인 글루쿠로노락톤의 상호작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었다.
음료업계가 전세계에서 10년 넘도록 많은 사람들이 아무 탈없이 마셨다고 주장하는 에너지 드링크에는 위의 세가지 이외에도 구아나라, 이노시톨, D-리보즈, 카니틴, 알기닌, 크레아틴, 인삼등 여러가지 성분이 들어있다. 이에 대해 에너지 드링크의 원조인 오스트레일리아 회사 ‘레드 불’은 그 성분들을 조합해 스트레스나 긴장이 심할 때 더 잘 집중하고, 성취하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다른 제조사들은 보다 조심스럽게 대처한다. 에너지 드링크에 들어 있는 타우린, 구아라나, 카니틴과 인삼등은 고객들이 기대하고 원하는 신비의 성분들이므로 의심이 가면 조사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에 대해 과학자들은 그 신비의 성분을 미끼로 삼아 고작 카페인 넣은 설탕물을 너무 비싸게 팔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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