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는 일년 동안 멀리 떨어져서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터키를 요리해서 먹고 가족끼리 함께 시간을 보내는 중요한 국가적 명절이다.
따라서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늦게까지 앉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먹고 마시다 보면 과식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연방 공무원으로 일하는 60대 초반의 임모씨는 이틀 전부터 숨이 차고 답답한 것을 느꼈다. 특히 잠잘 때는 숨이 차서 똑바로 누워 있을 수가 없었고 잠을 자다가도 숨이 차서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다. 특히 걸을 때는 숨이 차서 중간에 쉬어야 했고 계단을 올라갈 때도 숨이 몹시 찼다. 또 임씨는 며칠 전부터 다리가 부었고 특히 저녁 때 부기가 심했다. 임씨는 며칠간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몹시 피곤한 상태였다. 일주일 전 추수감사절 연휴 때 가족들이 모여서 시간을 보냈는데 이 때 과식을 했다.
임씨의 과거 병력은 고혈압과 당뇨를 10년 이상 앓아왔고 당뇨는 알약으로 조절되지 않아서 인슐린을 맞아왔다. 2년 전에는 왼쪽 눈에 당뇨병성 망막증으로 레이저 수술을 받기도 했다.
6개월 전에는 심장에 통증이 와서 혈관확장 수술을 받았고 그때 심장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 때문에 이뇨제를 매일 아침 복용해 왔다. 담배는 10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을 때 끊었고 술은 원래 마시지 않았다.
검진상 혈압은 수축기 160mmHg, 이완기 90mmHg였고 맥박은 분당 85회였다. 혈중 산소농도는 95%로 조금 감소되어 있었다. 폐 청진상 잡음이 심하게 들렸고 양쪽 발목에 부종이 보였다. 흉부 엑스선 검사상 폐부종(폐에 물이 차 있는 것)이 있었다. 병력과 이학적 검사 및 엑스선 검사를 바탕으로 임씨의 병을 심부전증의 악화(exacerbation of congestive heart failure)로 진단하고 치료에 들어갔다.
심부전증이란 여러 가지 병적인 원인으로 인해서 심장이 효과적으로 피를 뿜어 내지 못할 때는 피가 폐로 역류해서 폐에 물이 차게 되는데 이 때문에 호흡이 곤란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심부전증 악화의 원인 중 하나는 염분이 많은 음식을 짧은 시간에 섭취하게 되면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되는데 심장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충분히 견딜 수 있지만 평소 심장병을 앓고 있던 사람은 염분의 과다 섭취로 심장에 무리를 주고 이 때문에 심부전증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연휴기간에 병원 응급실에서는 이로 인한 입원 환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다른 심부전증의 원인들은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심장 밸브의 이상 등이고 당뇨병 자체도 심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심부전증을 가진 환자에서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은 위에서 설명한 염분의 과다한 섭취가 흔한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하루 2그램 이하의 소금을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213)383-9388
이영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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