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을유년 한 해의 종착점이 다가오고 있다. 2005년은 고유가 행진과 잇단 금리인상 등 다양한 경제 이슈들이 한인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한해였다. 2005년 송년기획으로 올 한해 한인사회를 장식했던 경제 뉴스를 이슈별로 되돌아본다.
한인가계 깊은 주름살
택시 운송업은 매출 30% 급감
오렌지카운티에서 LA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케빈 김(38)씨. 대형 SUV를 모는 그는 올해 처음으로 큰 차를 타는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주유소에서 개스를 넣을 때마다 소형차로 바꾸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며 “올해 들어 개스 값 걱정에 될 수 있으면 카풀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서 A택시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개스 값 때문 올 매출이 30% 가량 줄어든 것 같다”며 “2달러 이하만 되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2005년은 한인 업계와 가계가 ‘개솔린 값 3달러 시대’의 고통을 피부로 경험한 해로 기록됐다.
남가주 지역을 기준으로 연초 평균 2달러 안팎에 머물러 있던 개솔린 가격은 3, 4월을 지나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기 시작, 여름 휴가시즌을 지나며 급상승하더니 9월 들어서는 평균 3달러를 훌쩍 넘는 초유의 사태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차량 이용이 많은 한인 업체들은 급작스레 늘어난 유류비용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고 한인 운전자들도 주유소 펌프에서 올라만 가는 개스 값 부담을 감당해야 했다.
이같은 개솔린 값 쇼크는 올 들어 국제 원유시장에서의 유가 상승과 미국내 수요 급증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테러가 빈발하는 이라크 상황과 이란 핵문제 등으로 중동상황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원유가 한때 배럴당 70달러 이상을 기록,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했고 미국내 일부 정유시설 가동중단 등에 따른 개솔린 공급량 부족이 여름 휴가시즌 수요 급증과 맞물리면서 70년대 유가파동 이후 제3의 오일 쇼크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을 정도였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멕시코만 연안 등 동남부를 덮친 허리케인으로 이 지역 정유관련 시설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개솔린 공급 제한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경제 전반에도 인플레 압박으로 작용해 한때 경제성장세를 위축시키는 원인으로까지 작용했고 연방 통화당국의 잇단 금리 인상의 배경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개스값은 원유가 하강과 운전자들의 수요 감소 등으로 연말에 가까워오면서 갤런당 2.40달러 수준으로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불안한 중동 정세가 계속되고 있고 수요 증가와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국내 수급 불균형 상황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향방이 어떻게 되든 갤런당 3달러 쇼크를 경험한 한인들에게는 2005년이 신 고유가 시대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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