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낙점한 제3기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 엔트리를 향해 포지션별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게 됐다.

태극전사들‘생존경쟁’

■골키퍼 이운재 독점서 경쟁 체제
■수비수 스리백이냐 포백이냐 관심
■미드필더 김남일 합류로 무한경쟁
■공격수 국내파·J리거간 경쟁치열

국내파와 일본프로축구(J리그) 소속 태극전사 24명으로 구성된 ‘3기(期) 아드보카트호’ 명단이 발표되면서 본격적인 생존경쟁의 막이 올랐다.
아드보카트호는 내년 1월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떠나 2007 아시안컵 예선 원정 경기가 끝나는 2월23일까지 40일 간의 장기 해외 전지훈련 및 평가전 대장정에 돌입한다. UAE 두바이, 사우디 아라비아, 홍콩,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거치며 UAE, 러시아, 덴마크, 온두라스, 크로아티아, LA 갤럭시, 미국, 멕시코대표팀과 8차례 평가전을 벌인다. 아시안컵 예선 2경기와 비공개 평가전까지 포함하면 총 11차례 경기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 직전 히딩크호 전지훈련에 비하면 그래도 짧지만 태극전사들로서는 풀코스 마라톤 같은 시험대에 오르는 셈. 3기 아드보카트호는 포지션별로 골키퍼 3명, 수비진 4명, 미드필더진 10명, 공격진 7명으로 짜였다. 각 포지션별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경쟁구도를 전망해본다.
◆골키퍼- 독점에서 경쟁체제로
이운재(수원)는 히딩크호에서 월드컵 성공 신화를 쓴 뒤 코엘류호, 본프레레호, 아드보카트호까지 부동의 수문장으로 장수하고 있다. 청소년, 올림픽대표를 거친 ‘리틀 칸’ 김영광(전남)은 아직 그의 자리를 위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번 명단에는 조준호(부천)라는 새 경쟁자가 등장했다. 늦깎이인 조준호는 1973년생(32세)으로 생일이 단 이틀 늦을 뿐 이운재와 동갑이며 지난해 부천으로 둥지를 옮긴 뒤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거듭났다. 올 시즌 실점률은 0.75로 수비수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지시하는 ‘콜 플레이’에 능하다. 정해성 부천 감독은 조준호에 대해 “수비진 리드와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인다. 근성과 침착성을 두루 갖췄다. 이운재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수비진- ‘스리백이냐 포백이냐’
발표된 명단만 보면 수비진은 최진철(전북), 김영철(성남), 유경렬(울산), 김진규(이와타) 4명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경쟁이 없는 건 아니다. 미드필더진에 수비수로 변신가능한 선수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평가전에서 스리백의 일원이 된 김동진은 본프레레호 시절까지 전형적인 날개형 미드필더였고 김상식(성남), ‘새내기’ 장학영(성남)에 조원희(수원), 송종국(수원)도 수비전환이 가능하다. 좌우풀백에 김동진, 송종국이 선다면 수비수 4명이 중앙에 남은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드필더진- 무한경쟁
골키퍼를 뺀 필드플레이어 21명 중 10명이 미드필더다. 2기 아드보카트호가 공격수 9명을 포진해 무한경쟁을 시도했다면 이번에는 경쟁의 축이 중원으로 바뀐 셈이다.
무엇보다 카리스마를 지닌 김남일(수원)의 합류가 눈에 띈다. 오랜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남일의 활용도에 따라 전체 구도가 달라질 전망. 김두현(성남), 김정우(울산)도 절치부심하고 있어 최근 A매치에서 점수를 딴 조원희와 이호(울산)도 맘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격진- ‘골 결정력에 달렸다’
유럽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안정환(FC메스)을 감안하면 국내파와 J리거 공격수들의 경쟁 구도는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이천수(울산)와 박주영(서울)은 윙포워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며 이동국(포항)은 중앙 원톱 자리에서 안정환외에 조재진, 정조국을 새 경쟁 파트너로 맞았다.